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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유리알 유희/ 헤르만 헤세

금동원(琴東媛) 2015. 12. 1. 09:14

 

유리알 유희 2

《유리알 유희》

-헤르만 헤세/ 민음사

 

책 소개

 

 헤르만 헤세가 10여 년에 걸쳐 집필한 마지막 역작이다. 그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인류 최대의 비극을 몰고 온 정신적 문제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욕망과 금욕, 혼돈과 질서, 삶과 죽음, 동양과 서양, 선과 악 등 양극의 문제를 풀기 위한 평생의 고민을 이 소설 속에 풀어 놓았다. 따라서 이 책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요 방법론"으로 볼 수 있다. 1943년에 출간된 [유리알 유희]는 21세기에도 중요한 화두인 지식 정보 사회, 멀티미디어, 판타지, 가상현실, 정신 건강과 명상을 중요한 모티프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현대적인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저자

Herman Hesse 내면의 변화를 주제로 오랜 작품세계를 그려온 작가로 자기 탐구를 거쳐 삶의 근원적 힘을 깨닫게 되고 관조의 세계를 발견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을 순수하게 사랑하고 삶을 보다 깊이 이해해 나가는 모습들을 주로 그리고 있다. 1877년 남독일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출생하였다. 목사인 아버지와 신학계 집안의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1890년 라틴어 학교에 입학하고, 이듬해에 어려운 주(州) 시험을 돌파하여 마울브론의 신학교에 들어갔으나, 천성적인 자연아로 기숙학교의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였다.

  1904년에 9세 연상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하고, 스위스의 보덴 호반(湖畔)의 마을 가이엔호펜으로 이사를 간다. 여기서 그는 시를 쓰는데 전념했고, 1923년에는 스위스 국적을 취득하게 된다. 초기의 낭만적 분위기의 시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인도 여행을 통한 동양에 대한 관심,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쟁의 야만성에 대한 경험, 그리고 전쟁 중 극단적 애국주의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문학계의 비난과 공격, 아내의 정신병과 자신의 병 등 힘들어져가는 가정 생활 등은 그를 변하게 만든다. 그는 정신분석학에서 출구를 찾으려하는데 융의 영향을 받아서 이후로는 '나'를 찾는 것을 삶의 목표로 내면의 길을 지향하며 현실과 대결하는 영혼의 모습을 그리는 작품을 발표하게 된다.

  1895년 낭만주의 문학에 심취한 헤세는 첫시집 『낭만적인 노래 Romantische Lieder』(1899)와 산문집 『자정 이후의 한 시간 Eine Stunde hinter Mitternacht』(1899)을 출판하게 된다. 특히 첫 시집『낭만적인 노래』는 R.M. 릴케의 인정을 받으면서 문단도 그를 주목하게된다. 그의 이름을 유명하게 하고 그에게 확고한 문학적 지위를 얻게 해준 것은 최초의 장편소설 『페터카멘친트 Peter Camenzind』(1904)였다.

  주요작품으로 현실의 무게는 수레바퀴 밑으로 그들을 밀어 넣지만 결코 짓눌려서도 지쳐서도 안 되는 소중한 청소년기에 청소년들이 겪는 불안한 열정과 미래, 방황과 좌절을 섬세하게 묘사한『수레바퀴 밑에서 Unterm Rad』(1906), 예술가의 내면세계를 그린 소설로 가수 무오토, 작곡가 쿤, 이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게르트루트를 그린『게르트루트 Gertrud』(1910), 남성과 여성 속박과 자유 시민성과 예술성이 전편을 통해 끝없는 대립 상태로 이어지면서 결국은 주인공 베리구드가 나름대로의 자유를 얻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 『로스할데 Rosshalde』(1914)와, 3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서정적인 『크눌프 Knulp』(1915)등이 있다.

  또한 정신분석학의 영향을 받아 자기탐구의 길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미안 Demian』(1919)은 신앙이 깊고 성결하며 예의바른 부모의 세계와 하녀, 장인들의 입을 통해 듣는 부랑자, 주정뱅이, 강도 등 악의 세계가 자신의 내면에서 대립되고 있어 위태로운 방황을 계속하던 주인공 싱클레어가 데미안이라는 수수께기 소년에 의하여 자기발견의 길로 인도되어 참된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당시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발표되었으나, 비평가의 문체 분석에 의해 작가가 헤세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주인공이 불교적인 절대경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싯다르타 Siddhartha』(1922) 또한 헤세를 말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진리는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일생에 꼭 한 번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했던 시도가 바로 이 작품으로서 불교적 가르침과 사상의 복음서라기보다는 헤세 자신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 깨달음을 갈망하면서 가장 밑바닥의 자아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속세의 쾌락과 정신적 오만을 초극하고 완성자가 되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943년 헤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주었던 『유리알유희 Das Glasperlenspiel』는 1931년에 시작되어 1943년에 최종적으로 완성되었는데, 이 긴 성립시기는 나치시대와 일치한다. 히틀러로 상징되는 문화의 침체와 정신의 품위상실, 야만과 원시의 시대에 작가 헤세는 정신적인 봉사와 문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유토피아적 세계를 유리알 유희속에 세운다. 이 밖에 단편집·시집·우화집·여행기·평론·수상(隨想)·서한집 등 다수의 간행물이 있다.

  1962년 8월 9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자기 실현을 위한 노력을 한시도 쉬지 않았던 그는 1946년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하였다.

전쟁의 유일한 효용은 바로 사랑은 증오보다, 이해는 분노보다, 평화는 전쟁보다 훨씬 더 고귀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것뿐이다

 

 

출판사 서평

10여 년에 걸쳐 완성한 헤세의 마지막 걸작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작
욕망과 금욕, 혼돈과 질서, 삶과 죽음, 동양과 서양, 선과 악 등 자신이 평생 고민해 온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자 해답을이 담은 헤세 문학의 총체

  노벨 문학상을 수상(1946)한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유리알 유희(Das Glasperlenspiel)]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3?274번으로 출간되었다. [유리알 유희]는 헤르만 헤세가 10여 년에 걸쳐 집필한 마지막 역작이다. 그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인류 최대의 비극을 몰고 온 정신적 문제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욕망과 금욕, 혼돈과 질서, 삶과 죽음, 동양과 서양, 선과 악 등 양극의 문제를 풀기 위한 평생의 고민을 이 소설 속에 풀어 놓았다. 따라서 이 책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요 방법론"으로 볼 수 있다. 1943년에 출간된 [유리알 유희]는 21세기에도 중요한 화두인 지식 정보 사회, 멀티미디어, 판타지, 가상현실, 정신 건강과 명상을 중요한 모티프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현대적인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1,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대미문의 불행에 직면한 인류,
엄격한 자기수양을 통해 내면세계에서 그 답을 찾으려는 여정


  [유리알 유희]는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리알 유희의 역사를 일반인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하여"라는 부제가 붙은 [서문]은 논문 형식의 글로, 유리알 유희 명인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전기를 쓰게 된 배경과 그의 삶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한다. 이어지는 [유희의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전기]는 요제프의 학생 시절, 수련 시절, 명인 시절을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나 남아 있는 기록을 바탕으로 써 나간 전기 형식의 글이다. 마지막 [요제프 크네히트의 유고]는 [학생 시절과 연구생 시절의 시], [세 편의 이력서]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우사], [고해사], [인도의 이력서]가 그 이력서들이다.

  소설의 현재 시점은 25세기로 추정되는 미래의 어느 시기이다. 한 전기 작가가 200년 전에 살았던 전설적인 유리알 유희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자료를 모아 그의 일대기를 쓰기 시작한다. 역사상 유래 없는 전 지구적 혼돈을 맞은 20세기 중반, 스위스 산간 지방에 '카스탈리엔'이라는 정신적 이상향이 세워진다. 어떤 정치적, 사회적 영향도 받지 않고 오로지 엄적한 절제와 자기 수양만으로 교육한 인재들을 교사로 파견해 사회가 바르게 돌아가도록 돕는 기관이다. 요제프는 이곳에서 영재로 교육받고 점차 유리알 유희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다가 마침내 명인으로 추대된다. 맡겨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며 살아가던 그는 과거 학생 시절에 논쟁을 벌이던 세속의 친구 데시뇨리와 재회하면서 자신이 진정 바라는 역할이 무언인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직책이 높아진다는 것은 언제나 자유로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이 아니라 속박으로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이다. 직책이 높을수록 속박은 점점 더 심해진다. 직권이 커질수록 직무는 점점 더 엄격해진다. 개성이 강할수록 자유 의지는 더욱 엄하게 금지된다.
(/ 본문 중에서)

  그렇다면 유리알 유희란 무엇인가. 헤세는 작품 속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유리알 유희는 우리 문화의 내용과 가치 전체를 가지고 하는 유희이다. 예술 전성시대의 화가가 자기 팔레트의 물감들을 가지고 유희하듯 모든 것을 가지고 유희를 하는 것이다. 인류가 창조적 시대에 인식과 드높은 사상과 예술 작품에서 이룩해 내었던 것, 그 뒤를 이은 학구적 관찰의 시대가 개념화하여 지적 재산으로 만들었던 것, 정신적 가치의 이 엄청난 자료 전체를 가지고 유리알 유희를 하는 사람은 마치 오르간 연주자가 파이프오르간을 치는 것처럼 연주한다." 헤르만 헤세 스스로가 내면세계에 심취하여 일상적으로 명상하고 사색했던, 즉 "생각의 유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유희를 통해 예술과 학문의 극단성을 멀리하고, 삶의 균형과 조화를 찾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유희 자체가 과정이자 답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헤세는 인도와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학문에 친숙했고, 나이가 들수록 그 정신문화에 심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리알 유희'의 방법론에서도 그 영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극단을 지양하고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주인공 요제프 크네히트와
내용과 형식 면에서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 걸작 [유리알 유희]


  헤세의 작품 세계는 초기, 중기, 후기로 나뉜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다음 해인 1915년까지인 초기에는 [수레바퀴 아래서]와 같은 신낭만주의 경향의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의 집권까지인 중기에는 헤세 작품에 결정적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때 헤세는 반전 메시지가 담긴 글을 발표하여 당시 독일인들로부터 배척당하고, 가족사의 비극으로 인해 정신분석학적 치료를 받는다. 이 시기의 대?작이 [데미안], [황야의 이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등이다. 후기 대표작은 [동방순례]와 [유리알 유희]인데, 특히 [유리알 유희]에서 지식 정보, 멀티미디어, 판타지, 가상현실, 명상 등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헤세의 상상력과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다.

  [유리알 유희]는 헤세의 마지막 소설이다. 독일에서 나치가 세력을 키워 가던 1932년, 헤세는 이 작품을 쓰기 시작했고, 그 후 10여 년에 걸쳐 완성한다. 그러나 나치 독일은 이 책의 출판을 금지하여, 결국 초판은 1943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출간된다. 독일에서는 2차 대전이 끝나고 1946년 12월에야 출간될 수 있었다. 그해에 헤세는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는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대한 헤세의 고민과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유리알 유희]에 고스란히 그려져 있다. 균형과 조화를 찾아가는 요제프 크네히트의 삶 자체가 그 바로 그 과정이자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요제프는 그 무엇에 대한 고민도 없이 학업에만 열중하다가, 점점 세상에 대해 눈뜨고, 자신과 우주를 둘러싼 고뇌를 해결하기 위해 애쓴다. 결국 유희 명인이 되어 모든 양극적 요소를 통합하지만 여기서 그치치 않고, 아직 남아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나은 방향을 찾아 길을 떠난다. 이렇듯 한 단계씩 도약하여 마침내 가장 높은 수준으로 통합되는 소설의 내용은, 3중 구조로 조직된 소설의 형식과도 완벽한 일치를 보인다.

  많은 독자들이 어렵고 딱딱한 유리알 유희의 서문에 질려 소설 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맨 뒤의 크네히트 유고를 먼저 읽고, 가운데 크네히트의 전기를 읽은 다음, 맨 나중에 유리알 유희 서문을 읽는 것도 이 소설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듯하다. 또한 크네히트가 학생 시절에 쓴 세 편의 창작 이력서는 원래 이야기인 크네히트의 생애와 한편으론 대비를 이루고, 다른 한편으론 보완의 역할을 하며 그 자체로 훌륭한 유리알 유희의 모범을 보인다. 왜냐하면 크네히트가 주인공인 전체 네 개의 이야기 속에 개인과 사회, 자유와 구속, 스승과 제자, 늙음과 젊음, 전통과 혁신의 대비와 조화가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 '작품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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