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서
살아온 내력이 아득하다.
그저 그렇다는 뜻이려니 의미를 찾자는 것은 더욱 아니다.
돌이켜보아 깊이는 물론 허술하기조차 하여 송구하다.
원래 발자국소리는 내지 않는 법.
구접스럽고 부끄러워 내세울 바 없으나 이왕 서둘렀으니 어여삐 보아주시기 바란다.(2015.3.14)
타령조 *2
성춘복
어찌보면 늘 홀몸이라
매양 부딪치며 엉얼거리다가
제 풀에 기가 죽고 말지만
스스로 믿고 의지해야 한다는
쭉정이 같은 노랫가락으로
가슴 저림을 토닥거리며 살아냈으나
겉치레나 옷차림쯤이사
뜻없음의 새김이라 할 지라도
내 구원의 덮개거니 믿었었고
정체 모를 슬픔의 늪에서
그림자마저 헹구어 말리는
내 버릇을 또 달래기도 했거니와
하늘이여, 제발 올 한 해만은
아득한 높이의 내 나이를 좀 낮추어
저 산 아래 엎어지게 하소서
-『십삼월의 뜰』 ( 2015, 마을)
성춘복의 시와 그림-여든 기념 특집(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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