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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금동원] 변화의 뜻

금동원(琴東媛) 2016. 5. 1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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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금동원]변화의 뜻

2016년 05월 17일(화) 11:58 [(주)포천신문사]
 
 
 
↑↑ 금동원 지구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계간문예작가회 사무국장, 계간문예 특별문학상 수상
ⓒ (주)포천신문사  


신호등 앞 건널목으로 위태롭게 걸어오는
너는 누구냐
뒤뚱 뒤뚱 가냘픈 다리에 온 몸을 의지한 채
날 수 있었던 습성은 어디로,
보도블록 틈에 떨어진 썩은 먹이를 찾아
풍선처럼 부풀어있는 몸은 이미 과체중이다

최초의 본질은 사라진 꿈처럼 아득하고
불길하고 무거운 회색빛 우울
공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곧 무너질 미래
번화하고 황량한 거리
내가 누구였는지 궁금해 할 틈이 없다

자유와 평화라는 퇴락한 상징,
삶의 짐을 내려놓고
치욕과 패배의 무게를 덜어내고
날렵하고 날카로운 위엄을 되찾고 싶지만
더 이상 변화와 희망의 뜻으로 불리지 않는다.

더러운 도시의 뒷골목을 헤집는
버려진 무법자
골치덩이의 오염에 찌든 생명체 
탑골 공원에 가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한 때는 푸른 시절의 꿈을 싣고 날았던
날개 꺾인 백발의 비둘기들

내가 살 곳은 저 높고 푸른 하늘
의심하지 말자
눈물 흘리지 말자
쪼그리고 앉아 일어 설 줄 모르는

허리를 세우고 어깨를 펴고
두 팔 힘껏 펼쳐 껑충 뛰어 올라
아, 난다, 날고 있다
드디어 유유히 날아오르고 있다



금동원 / 시인, 지구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계간문예작가회 사무국장, 계간문예 특별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