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시인의 詩를 읽다

첫 줄 / 심보선

금동원(琴東媛) 2017. 7. 1. 02:21

첫 줄

 

심보선

 

첫 줄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써진다면

첫눈처럼 기쁠 것이다.

미래의 열광을 상상 임신한

둥근 침묵으로 부터

첫 줄은 태어나리라.

연서의 첫 줄과

선언문의 첫 줄.

어떤 불로도 녹일 수 없는

얼음의 첫 줄.

그것이 써진다면

첫아이처럼 기쁠 것이다.

그것이 써진다면

죽음의 반만 고심하리라.

나머지 반으로는

어떤 얼음으로도 식힐 수 없는

불의 화환을 엮으리라

 

 

-『눈 앞에 없는 사람, (문학과 지성사, 2011)

 

 

 

 

                                                                                                            

'시인의 詩를 읽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시에게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0) 2017.10.13
503. / 황지우  (0) 2017.09.29
봄비 / 정진규  (0) 2017.05.27
시인의 모자/ 임영조  (0) 2017.05.21
그대에게 가는 길 · 5 / 임영조  (0) 2017.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