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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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나의 詩

Coffeest*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17. 12. 8. 22:09

 

Coffeest*

 

금동원

 

 

혀끝에 매달린 향들이 미궁 속으로 빠진 날

향신료를 바른 듯

온 몸이 커피나무로 자라나고

깊은 키스의 격정으로

그대 뜨거운 유혹의 손길을 보냈을 때

무너지듯 그대가 절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란 걸 알았다

 

사람 냄새가 나서 좋다

우아한 기품을 지닌 여왕에서

때로는 흙을 품은 원시의 모습으로

꽃물처럼 수줍은 처녀가 되기도 했다

풍부함과 황홀함 사이를 뚫고 나온

기막힌 맛의 그리움이 수시로 교차하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겐 꽃향기로

기쁨이 되어

슬픔이 되어 

관능이 되어

비오는 날 오후의 창밖 풍경처럼

눈 내리는 밤의 가로등 불빛처럼 아득하게

낙엽이 떠나간 가을자리에 남은 미련은 또 어떠한가

 

우리 함께 있어서 좋다 

너와 있기에 더욱 좋다

촛불의 그림자 속에서 너를 사귈 수 있어 더욱 좋다

다 떠난 보낸 후

너의 향기로 남은 coffeest* 그 곳에

텅 빈 자리가 있어 더욱 아름답다

      

 *coffeest: 광화문 내수동(역사박물관 뒤편)에 위치한 진짜 커피 볶는 집. 

  -여름낙엽, (월간문학출판부, 2008) 

                

 

 

 

 

 

 

 

 

 

 

 

 

 

 

https://youtu.be/o1dBg__ws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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