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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금동원(琴東媛) 2017. 12. 25. 09:33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저/정영목 역  | 해냄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보지 못한다면?
  인간의 욕망의 끝을 파헤치는 주제 사라마구의 대표작

  사람들은 갑자기 앞을 볼 수 없는 전염병에 걸리고, 그들은 수용소에 격리된다.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주제 사라마구가 그려내는 디스토피아의 모습이다. 본다는 것은 식별한다는 것이고, 이것은 곧 이성을 바탕으로 한 행위이다. 이렇듯 이성을 잃어버린 도시는 아비규환, 그 자체가 돼 버린다.

  작가는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 얼마나 사악해지는지 숨김없이 내보인다. 소설 속 우리는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한다는 말은 현실 세계와 겹쳐져 묘한 울림을 자아낸다. 지금 우리는, 이곳은 어떤 곳인가 되돌아보게 만드는 소설. 조지 오웰의 『1984』, 카프카의 『심판』, 카뮈의 『페스트』를 능가하는 환상적 리얼리즘의 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역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작가 소개

Jose Saramago 포르투칼 작가로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22년 포르투칼 중부 지역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3세 때 수도 리스본으로 이주했다. 고등학교만 마치고 용접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69년에 공산당에 입당해 반정부 공산주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다 1975년에 국외로 추방되었으며 그 후로는 생계를 위해 번역가 언론인 등으로 활동했다. 신사실주의 문예지 <세아라 노바>에서 동인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1979년부터 전업작가가 되어 소설 시 일기 희곡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썼다.

  1947년에 소설 『죄악의 땅』으로 데뷔했고 1979년 희곡 『밤』으로 포르투칼 비평가협회가 뽑은 올해의 희곡상을 받았다. 1982년에 포르투칼을 배경으로 한 환상적인 역사소설 『발타자르와 블리문다』를 발표해 명성을 얻었고 이후 같은 해에 『수도원의 비망록』으로 포르투칼 펜클럽상과 리스본 문학상을 수상했다. 1992년에는 포르투칼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영화화 되었다.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은 흔히 우화적이라고 표현되는데 그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사실주의와 정치적 회의주의를 실험적 문장과 살아있는 등장인물을 이용해 독창적으로 드러낸다. 마르케스 보르헤스와 함께 20세기 세계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사라마구는 환상적 리얼리즘 안에서도 개인과 역사 현실과 허구를 가로지르며 우화적 비유와 신랄한 풍자 경계 없는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의 작품은 독자들을 몹시 긴장시키는 것으로 유명한데 소설 속에 쓰이는 문장 부호는 마침표와 쉼표뿐, 직간접 화법조차 구분하지 않는다. 나이가 무색할 만큼 왕성한 그의 창작 활동은 세계의 수많은 작가를 고무하고 독자를 매료시키며 작가정신의 살아 있는 표본으로 불리고 있다. 그는 2010년 6월 18일,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섬에 있는 자택에서 지병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

  주요 작품으로는 『죄악의 땅(Terra de pecado)』(1947), 『서도와 회화 안내서(Manual de pintura e caligrafia)』(1977), 『바닥에서 일어서서(Levantado do Chao)』(1981), 『수도원의 비망록(Memorial do convento)』(1982), 『히카르두 헤이스가 죽은 해(O Ano da Morte de Ricardo Reis)』(1984), 『돌뗏목(A Jangada de pedra)』(1986), 『예수복음(O Evangelho segundo Jesus Cristo)』(1991), 『눈먼 자들의 도시(Ensaio sobre a cegueira)』(1995),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Todos os nomes)』(1997), 『동굴(A Caverna)』(2000), 『도플갱어(O Homem duplicado)』(2002), 『눈뜬 자들의 도시(Ensaio sobre a lucidez)』(2004), 『죽음의 중지(As intermitencias da morte)』(2005), 『코끼리의 여행(El viaje del elefante)』(2008), 『카인(Caim)』(2009) 등 다수의 작품이 있으며 계속해서 번역출간 되고 있다.
  

 

  ○작가의 한마디:   

  글을 쓰게 된 계기는 평범한 사람들인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문학 속 인물로 탈바꿈시켜 두 분을 잊지 않기 위해서였다

 

  ■한때 공산당원이던 『눈먼 자들의 도시』 작가 - 조제 사라마구

 

  사라마구가 3세 때 군사 쿠데타를 겪은 포르투갈은 이후 48년 동안 안토니우 살라자르를 필두로 한 파시스트 정권의 통치를 받았다. 성년 이후 사라마구는 여러 직업을 전전했는데, 1969년 포르투갈 공산당에 입당했던 정치적 입장 때문에 일자리를 잃기도 했다

 

  조제 사라마구(Jose Saramago)는 1922년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그는 이러한 자신의 성장 배경이 작가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만들어주었다고 말했다. 1924년 좀더 나은 삶을 위해 리스본으로 이주한 후 그의 아버지는 경찰로 일하고 그는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학업을 계속할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자 자동차 정비공이 되기 위해 기술학교로 진학하여 외조부모가 살던 고향 마을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다. 이때의 경험을 통해 그의 상상력은 풍부해졌고, 동시에 장차 그의 인생과 작품 성격에 큰 영향을 미칠 비관적 실용주의가 형성되었다.

  “인간은 동료 인간으로 인해 존경을 잃는 순간부터 자신을 존경하지 않게 되었다.”


  출생
: 조제 데 수자 사라마구. 1922년 11월 16일 포르투갈 아지냐가에서 태어났다.


  스타일 및 장르 : 독특한 목소리의 이야기체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판타지와 알레고리를 사용하여 정치, 역사적 사건, 인간 조건 등의 주제를 주로 다루었다.

  조제 사라마구(Jose Saramago)는 1922년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그는 이러한 자신의 성장 배경이 작가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만들어주었다고 말했다. 1924년 좀더 나은 삶을 위해 리스본으로 이주한 후 그의 아버지는 경찰로 일하고 그는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학업을 계속할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자 자동차 정비공이 되기 위해 기술학교로 진학하여 외조부모가 살던 고향 마을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다. 이때의 경험을 통해 그의 상상력은 풍부해졌고, 동시에 장차 그의 인생과 작품 성격에 큰 영향을 미칠 비관적 실용주의가 형성되었다.



  사라마구가 3세 때 군사 쿠데타를 겪은 포르투갈은 이후 48년 동안 안토니우 살라자르를 필두로 한 파시스트 정권의 통치를 받았다. 성년 이후 사라마구는 여러 직업을 전전했는데, 1969년 포르투갈 공산당에 입당했던 정치적 입장 때문에 일자리를 잃기도 했다. 1947년 첫 소설을 출간한 후 후속 작품을 발표하지 못하던 그는 1966년부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했고, 1982년 풍자소설 『발타사르와 블리문다(수도원 회고록)』를 발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가 되었다.



  사라마구의 작품들은 환상과 우화적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마술적 리얼리즘 계열의 남미 작가들과 공통점을 갖는다. 『발타사르와 블리문다』의 주인공들은 인간의 의지로 움직이는 비행기를 만들어 탈출하기를 꿈꾸고, 
돌 뗏목에서는 조각난 이베리아 반도가 대서양을 흘러 떠다닌다. 그러나 사라마구의 소설들은 단순한 환상 비행이 아닌 독재 치하의 삶에 대한 논평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들은 인간 조건에 관한 질문, 인간으로서 서로 소통하고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면서도 개성을 유지할 필요성을 다루고 있다.

 

  1991년,  예수의 제2복음이 포르투갈 정부의 검열, 유럽 문학제에서의 제외 등 수난을 겪자 사라마구는 스페인의 저널리스트이자 그의 작품의 번역자인 두 번째 아내 필라르 데 리우와 함께 카나리아 제도의 란사로테로 이주하여 상징적인 유배생활을 시작했다. 사라마구는 1998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으며, 2010년 6월 18일 향년 87세의 나이에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을 거뒀다.

  이름에 숨은 유래?


  일곱 살의 조제 사라마구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출생증명서를 학교에 제출해야 했다. 이때 사라마구의 가족들은 마을의 서기가 술김에 또는 장난으로, 마을 사람들이 조제의 아버지에게 붙인 별명인 “야생무”를 뜻하는 사라마구로 표기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제의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사라마구라는 성을 받아들였다. 사라마구는 역사상 최초로 아들이 아버지의 이름을 결정한 사례라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출처: 채널 예스)

 

 


대표작

소설
『발타사르와 블리문다』(1982)
『히카르두 헤이스가 죽은 해』(1984)
 돌 뗏목  (1986)
『리스본 수복의 역사』(1989)
  예수의 제2복음(1991)
  눈 먼 자들의 도시 (1995)
『미지의 섬 이야기』(1997)
 동굴 (2000)
  도플갱어 (2002)
  눈 뜬 자들의 도시(2004)
 죽음의 중지 (2005)

기행문
『포르투갈 여행』(1981)

 

 

  눈먼 자들의 도시 /춘하추동| 2008-12-03

 

  가을이 끝자락과 겨울이 시작되는 길목에서  이번에 읽게된 눈먼 자들의 도시..몇년전부터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어찌하다보니 지금까지 읽지 못했다. 그동안 눈먼 자들의 도시에 대한 서평을 읽어 본적이 있지만 어떠한 내용인지 전혀 생각도 나지 않았다.
   영화로 제작이 되어 국내 대개봉을 앞두고 여러가지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비로서 접하게 됨이 무척 반가웠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눈먼 자들의 도시는 인간 본성에 대한 탁월한 서술과 심리묘사..등 흥미진진하여 책을 읽게 된다면 하루만에 다  읽어 버렸다는 독자들의 평이 과연 틀리지 않았다. 나 또한도 책을 읽기 시작하여 뭔가 빨려 드는 느낌 속에 단숨에 읽었다.
  책을 읽기 전에 책의 표지에 "가장 두려운 것은 오직 나만이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의 글귀를 보면서도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책을 읽으면서 금방 풀렸다. 책을 읽는 도중에 텔레비젼에서 눈먼 자들의 도시..영화 예고편을 보면서 책의 서두의 내용들이 더욱더 생생하게 머리 속에 그려졌다. 영화가 현재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가운데 기대만큼 원작만큼 좋은 평은 아니지만  책을 읽지 않고 영화를 본 분들이  꼭 읽어본다면 그 여운을 좀더 깊이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
  # 눈먼 사람들
  도심의 한 가운데 도로에서  어떤 남자가 운전을 하다가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에 걸려 대기중이었는데 갑자가 눈이 보이지 않게 된다. 건강한 눈을 가진 남자가 원인도 모른 채 갑자기 눈이 멀게 된 것이다. 어떤 남자가 대신 운전을 하고 눈이 먼 남자를 집으로 데려다주고 차를 훔쳐 달아난다. 눈이 먼 남자는 아내와 함께 안과에 가서 진료를 받지만 원인불명이었다. 눈이 먼 남자는 완전한 어둠이 오는 흑내장이 아닌 눈을 뜬 채로 우유의 바다에 빠진 것처럼,진하고 균일하게 백색을 본다는 백색 흑내장이었다. 백색 흑내장이란 말 자체로 모순되고 신경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눈이 먼 남자를 진료했던 안과 의사도 결국은 눈이 멀고 눈이 먼 남자를 대신하여 운전해준 자동차 도둑 남자도 눈이 먼다.
  오로지 눈이 멀지 않은 안과의사의 아내가 눈먼 것처럼 위장을 하여 안과의사와 동행하여 눈먼 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모습이 숭고하고 고귀하게 그려지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책은 목차도 없이 학창시절에 읽었던 세계의 명작 처럼 이어져가지만 지루함이 없이 흥미 진진하게 빠르게 전개되는 느낌이 들었다.
  #눈먼자들의 본성과 타락   눈이 멀게 되는 것이 전염이 된다는 사실에 국가에서는 수용소를 마련하여 눈이 먼 사람들을 격리하도록 결정을 하여 눈이 먼 사람들을 데려가는데 안과의사의 아내는 눈이 멀지 않았지만 눈이 멀었다고 거짓말을 하여 안과의사와 동행을 한다. 눈이 가장 먼 사람을 비롯해 자동차 도둑,안과에서 진료를 받았던 사람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눈이 멀게 되어  차례로 정신병원의 건물에서 격리되며 생활을 하게 된다. 300여명의 사람들중에 안과의사의 아내만 유일하게 눈을 볼 수가 있었다. 눈이 먼 사람들이 정신병원에서 물품을 조달받으며 생활을 하는 과정속에 병원은 아수라장이 되면서 인간의 본성적인 사건들이 전개된다.
  눈먼 자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얼마나 끔찍하고 처참한 생활을 하는지 생생하게 그려지고 눈먼 사람들 속에서도 깡패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추악한 인간 본성의 모습이 낱낱이 보여진다. 
  #눈먼 자들의 도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결국은 병원이 불에 타서 병원을 나오게 되는데 도시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어 도시는 마비 상태가 된다. 눈이 멀지 않은 안과의사의 아내 덕분으로 안과의사,눈이 가장 먼 남자와 그의 아내를 비롯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던 검은 색안경을 썼던 여자,검은 안대를 한 노인,사팔뜨기 소년 등은 안과의사의 집에서 생활을 어렵게 생존을 영위해 나간다. 어느날 눈이 가장 먼 남자부터 백색의 실명에서 어둠의 실명 상태로 옮겨가게 된다는 생각속에 눈을 뜨게 된다. 그리고 검은 색안경 여자,안과의사도 눈을 뜨며..도시의 사람들이 눈을 뜨면서 희열을 느끼게 된다   눈을 뜨고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일인지..모든 만물을 볼 수 있는 소중한 눈이 있기에 세상의 아름다움을 비롯해 세상을 창조하고 눈부신 문명을 이루며 생존해 가고 있는 것이다. 눈이 있어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귀가 있어 세상의 소리를 귀로 듣고 입이 있어 언어를 소통하며 국가와 사회속에 가정을 이루며 사는 것이 우리 인간의 가장 큰 혜택이자 행복일 것이다. 이러한 헤택을 누리고 사는 우리의 눈,귀,입이 제 역활을 하나라도 하지 못한채 살아간다면 지금처럼 문명의 헤택을 누리며 살아 갈 수 있을까..상상만 해도 정말 끔찍하기도 하다. 
  눈이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가 있고 영화를 보고, 차를 운전하여 원하는 곳에 갈 수가 있는 등 소중한 눈의 가치를 다시한번 깨우치며 삶의 본성과 이치를 느끼며 공감할 있는 멋진 시간이었다.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읽고 나서 주제 사라마구가 지은 눈뜬 자들의 도시..책도 바로 구입을 했다..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눈먼 자들의 도시만큼 기대가 된다.

 

  감은 눈을 통해 보게 된, 또 다른 세상/ Hero| 2008-04-20

 

  내가 '눈'을통해 바라보고 있는 이 모습들과 '진실'이라 부르고 있는 '진실'들의 벽을 짚고 있는 기분이다. 처음 서점에서 흘깃 보고 지나치며 짐작했을 때, 눈먼 사람들만 있는 도시를 상상하는 건 별거 아닌 일 같았고 다소 진부한 이야기와 그에 어울릴 사회적 메세지를 담고 있을 것 같다며 가벼이 여겼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내게 엄청난 마음의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20대의 첫 걸음을 옮기고 있는 내게 사소해서 감사함을 느끼고 있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어렸을적 꿈꿔왔던 반짝반짝한 20대가 아닌 현실을 마주함에 숨가쁨을 느끼고 있던 터라, 대개 희망적인 모습을 통해 힘을 얻게 만드는 것과는 달리 애써 아닌듯 숨기며 사는 무시무시한 이면의 진실들을 아무렇지 않게 표현하여 말로는 다 설명못할 것들을 느끼게끔 해주는 또다른 기분을 갖게 해준 것이다.

 

 

  이 책은 ','와 '.' 그리고 '글씨'로 이루어져 있다. ' 뭐 이렇게 불친절한 책이 다 있담..' 생각했지만 작가의 어떤 의도가 숨어있는 것 같았다. 책을 읽는 내내 눈뜬 장님의 기분을 느꼈다고나 할까? 일반 책들과 달리 친절함이 없는 이 책은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읽었던 곳을 다시 읽기도 하고 읽다가 인물간 대화에 혼동을 느끼기도 한다. 버젓이 두 눈을 가지고도 헤매는 꼴이 우스웠다. 물론 인물간 나누는 대화를 이해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지만 묘한 기분과 함께 내가 세상을 바라볼때 선입견에 갇힌 편협한 마음으로 바라보진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변화에도 이해하는데 있어 큰 '다름'을 느끼는데 하물며 인간사,인간관계라고 다르겠냐 싶은 마음에 말이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잠깐 눈 감는 것에 공포를 느꼈다. 이것만으로도 이 소설이 어떤 소설인지 말 다했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나는 감히 이 소설이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 섬뜩하다고 말하겠다. 첫장부터 서서히 다가오는 백색실명의 공포. 작가는 어떤 잔인한 표현을 통해 독자를 깜짝 놀라게 만들기보다 물이 서서히 스며들듯 조금씩 조금씩 공포가 배게 한다. 갑작스레 찾아온 눈부신 실명은 한사람만이 아닌 모든 사람이 눈이 멀게 만든다. 오직 안과의사 아내만을 제외하고. 눈이 멀었다는 표현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그들은 실명아닌 실명을 겪게 된다. 실명이 되기 전의 사람들은 실명된 사람들을 피하기 급급했고 그들을 격리수용하기에 이른다.

 

   그 안에서 겪는 추악한 인간의 모습-누군가에게 보여질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됨으로써 드러나는 인간의 감추어진 본능-. 정말 평범하던 사람들인데 어떤 조건의 변화로 폭력,강간,살인을 일삼게 된다. 그런 인간성을 잃은 모습 가운데 인상적이였던 것중 하나가 그 격리수용 된 곳에서도 총을 가진 이들이 그것으로 사람들을 휘두르려 했다는 것이다. 눈이 먼 사람들끼리 있는 가운데에서 조차 인간 개인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권력욕, 그리고 도덕성의 상실. 또한 눈을 가지고 살아가는 지금에 일어나는 일들과 책 속 눈이 멀어버렸을때 나타나는 경악을 금치 못할 일들이 어느정도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는 것에 한숨이 나왔다. 작가는 정말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걸까. 책을 읽고 일어나는 '어떤'것을 다 쏟아내질 못하겠다. 그냥 그 느낌만이 계속 맴돌 뿐이다

 

  어쩌면 우리는 눈에 보여지는, ‘보고있다’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에만 열중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보여지는 자신을 가꾸는데에만 열중하며 자신이 진정으로 이루고 싶어하던 꿈들을 잃곤 한다. 의사 아내가 보여준 어떤 희생, 그리고 추악한 인간의 본능들이 흐르는 공간속에서도 옅은 희망 한줄기를 붙잡고 끝까지 함께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통해 삭막한 요즘에 잊고있던 인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의사의 아내는 모두 시력을 잃고 자신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그 순간에 개인만의 ‘눈’이 아닌 모두의 ‘눈’이 되어 주었다. 앞이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은 그녀가 부러웠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이 소설에서 가장 큰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던 사람이 의사아내라는 걸 느꼈다. 상상도 할 수 없던 행동들을 본능에 이끌려 일삼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그녀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이 소설엔 일말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작가는 의사아내라는 사람들 통해 어두운 이야기 속에 희망을 계속 조금씩 남겨두었던 것 같다. 눈먼 사람들 가운데 눈뜬 사람이라는 어찌보면 가장 행복할 것 같지만 가장 불행한 그녀를 통해 더 늦기 전 함께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잊고있던 진정한 일상을 찾으라고 손짓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