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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사막별 여행자 /무사 앗사리드

금동원(琴東媛) 2018. 1. 8. 01:57

 

 

사막별 여행자 』

  무사 앗사리드 저  | 문학의숲

 

 

  책 소개

 

  사하라 사막의 유목민 소년이 우연히 읽게 된 '어린 왕자'. 책을 읽고 자신을 어린 왕자의 형제라 믿게 된 소년은 생텍쥐페리를 만나기 위해 프랑스로 향한다. 이 놀라운 실화 속 주인공의 이름은 무사 앗사리드. 어쩌면 그는 어린 왕자의 진짜 형제일지도 모르겠다. 현대의 살아 있는 어린 왕자가 전하는 참된 행복의 메시지가 담긴 책.

  유목민 소년이 만난 프랑스의 도시는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뜨거운 물을 하염없이 쏟아내는 놀라운 마법의 세계였다. 사막의 삶과는 너무나도 다른 문명세계의 풍요를 경험하지만, 그 황홀경은 오래가지 못한다. 마법의 세계를 떠받치는 지혜가 부재한 탓이다.

  유목민의 오래된 지혜와 사막의 자연이 가르쳐준 교훈을 토대로 무사는 문명인들의 삶 곳곳에 날카로운 시선을 던진다. 호화롭고 편리한 문명의 이면에 있는 도시인들의 결핍된 열정, 고독을 감춰버리는 아찔한 마천루와 빌딩 숲, 돈과 쾌락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 영혼과 육신, 노인들을 외톨이로 가둬 버리는 양로원, 뭐든 빨라야만 직성이 풀리는 조급증에 비판을 가한다.

  영혼의 양식을 멀리한 채 하루하루 자신을 소멸시키며 부와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도시인에게, 사막의 유목부족인 투아레그 청년은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목소리로 사막의 지혜를 전한다. 특히 투아레그족 사람들의 믿음과 이상, 진정한 풍요와 사랑, 가르침, 그리고 고통이 무엇인지 전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잊고 지내던 삶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신비로운 힘을 지키는 법, 생명의 신호에 응답하는 삶을 사는 법, 삶의 무한한 다채로움을 위해 우연을 위한 빈자리를 남겨두는 법, 돈이 아니라 삶 자체에 머무르며 인내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작가 소개

무사 앗사리드(Moussa Assarid)사막의 푸른 부족 출신 무사 앗사리드, 나이가 없는(그의 여권 생년월일 난은 ‘XXXXXX’로 되어 있다) 그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풀과 물을 찾아 이동하는 투아레그족 유목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사막을 놀이터 삼아 자신들밖에 없는 왕국에서 왕자로 살아가던 무사는 스무 살 무렵 그토록 바라던 생텍쥐페리와 의 나라인 프랑스를 향한 꿈을 이루었다.

프랑스에서 투아레그족의 전래 민담을 소개하는 이야기 교사이자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나시오날과 프랑스 퀼튀르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활발한 강연을 통해 사막 유목민 문화를 알리는 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사막학교 후원 단체와 사랑의 카라반 활동을 이끌고 있으며 현재 앙제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양성학교 IRCOM에서 인간사회행동발달관리 분야 학위 취득 과정을 밟고 있다.

아프리카에 있을 때 그는 시로써 투아레그족의 항쟁을 지지했고, 사막 아이들의 학교 교육을 위한 협회를 세웠다. 그는 푸른색 옷과 천막, 통북투와 가오 사이에 있는 그의 가족, 그리고 그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는 사막을 잊은 적이 없다. 사하라 유목민 투아레그족이 문명세계 사람들에게 전하는 마음의 메시지를 담은 『사막별 여행자』를 펴냈다

 

 

  목차

 

 

  저자의 말_내겐 너무 아름다운 세상

1. 어린 왕자의 별을 떠나
2. 여행은 타인을 통과해 자신에게 이르는 것
3. 지도를 따라가지 말고 별을 따라가라
4. 사막 학교의 가르침
5. 슬픔 없는 기억
6. 이 사막에서 우리는 행복했다
7. 테제베와 단봉낙타
8. 바람은 같은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9. 시간이 없다고요? 난 시간이 많아요
10. 꿈에서 너무 멀어진 사람들
11. 사랑하라, 떠나라, 다시 돌아오라

옮긴이의 말_사막별에서 온 메시지

 

 

 

  ○줄거리

 

  세상에는 복잡함을 떨쳐버리고자 끝없이 펼쳐진 모래와 바람, 별뿐인 사막으로 떠나는 여행자와 풍요로움이 넘쳐 보이는 문명세계의 진보를 배우기 위해 도시로 떠나오는 여행자가 있다. 이 책의 주인공 무사는 사막이라는 인생의 학교에서 지평선이 들려주는 깊은 침묵의 소리를 들으며 앎을 키워가던 한 투아레그족 유목민이었다. 그는 자신을 키워준 사막별을 떠나 더 큰 배움을 위해 프랑스로 갔다. 그토록 꿈꾸던 프랑스에 도착했지만, 그의 눈에 비친 문명세계는 많은 허구로 가득 차 있음을 발견한다.

 

 

  ○출판사 리뷰

 

  사막에서 살아가던 유목민 투아레그족 소년이 문명세계에게 전하는 참삶의 메시지.
  자신을 어린 왕자의 형제라 여기며 살아가던 유목민 소년이 생텍쥐페리를 만나기 위해 프랑스에 가게 되었다. 그의 맑은 영혼과 사막에서 배운 지혜로 바라본 문명세계의 오늘.

  지상에서 인간에게 가장 적대적인 곳 중 하나인 사하라 사막. 그곳에 인디고빛 두건과 푸른색 베일을 둘러 쓴 신비의 부족이 있다. 새로운 물과 풀을 찾아 유목생활을 하는 투아레그족.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은 채 자유로이 사막을 떠도는 그들의 야영지에 어느 날 파리-다카르 랠리를 취재하러 온 여기자가 나타난다. 우연히 그녀의 가방에서 책 한 권이 떨어지고, 사막을 놀이터 삼아 자신들만의 왕국에서 왕자로 살아가던 한 투아레그 소년이 달려가 그 책을 집어준다. 소년은 여기자로부터 그 책을 선물로 받게 된다. 소년은 책 속의 그림들에 매혹되었고, 그날 이후 오직 한 생각뿐이었다. 학교에서 글을 배워 그 꼬마 녀석의 이야기를 알게 되는 것.

 

  소년은 아버지를 졸라 날마다 3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걸어 학교에 다닌다. 마침내 소년이 읽게 된 그 책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그는 ‘어린 왕자’가 태어나고 사라진 그 슬프고도 아름다운 풍경은 바로 사막에 사는 자신들의 풍경과 같음을 발견한다. 자신이 태어나는 것을 보았고, 자신의 마지막 숨결을 불어넣을 사막의 풍경. 결말 부분에서 어린 왕자가 죽는다는 내용을 읽은 소년은 어린 왕자의 형제들이 아직도 사막에 살고 있음을 말해 주기 위해 생텍쥐페리가 이미 고인이 되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 채 프랑스로 가서 그를 만나겠다고 마음먹는다.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생텍쥐페리가 떠올릴 미소를 생각하며.

 

  사막에서 근처 작은 도시로, 그곳에서 좀 더 먼 도시로, 그리고 다시 더 먼 도시로, 그리하여 마침내 스무 살 무렵 극적으로 프랑스에 도착한 이 투아레그족 청년 앞에 마술과도 같은 문명세계가 펼쳐진다. 소설보다 더 놀라운 이 실화의 주인공 무사 앗사리드는 사막의 천막 속 아이들이 함께 잘 수 있을 만큼 넓은 호텔 침대와 마법처럼 열리는 자동문, 다양한 식물과 꽃, 넘쳐나는 음식에 감탄한다. 하지만 그처럼 많은 것을 가졌건만 문명세계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음을 발견한다. 삶의 한 부분 한 부분을 소중하게 음미하지 못한 채 앞만 보며 달려가는 문명인, 이웃과 단절된 채 고독하게 욕망을 좇으며 살아가는 도시인은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은 채 살아가고 있었다. 문명세계의 사람들은 기적으로 가득 찬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것, 즉 이 순간의 행복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어린 왕자의 별을 지키던 사막의 유목민 청년이 문명 세계에 사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사막별 사람들의 행복 메시지이다.


  단봉낙타가 내딛는 발걸음의 리듬에 맞춰 한걸음씩 나가가는 삶과 테제베를 타고도 더 빨리 가지 못해 조급해 하는 삶, 자연의 신호에 응답하는 삶과 기술의 발견에 응답하는 삶, 단순함과 복잡함, 관계 중심적인 삶과 이해 중심적인 삶, 진지함과 가벼움, 본질적인 것에 충실한 삶과 현실적인 것에 충실한 삶의 충돌을 보여주는 책

  세상에는 복잡함을 떨쳐버리고자 끝없이 펼쳐진 모래와 바람, 별뿐인 사막으로 떠나는 여행자와 풍요로움이 넘쳐 보이는 문명세계의 진보를 배우기 위해 도시로 떠나오는 여행자가 있다. 이 책의 주인공 무사는 사막이라는 인생의 학교에서 지평선이 들려주는 깊은 침묵의 소리를 들으며 앎을 키워가던 한 투아레그족 유목민이었다. 그는 자신을 키워준 사막별을 떠나 더 큰 배움을 위해 프랑스로 갔다. 그토록 꿈꾸던 프랑스에 도착했지만, 그의 눈에 비친 문명세계는 많은 허구로 가득 차 있음을 발견한다. 도시인들은 많은 걸 소유했지만, 더 많이 갖지 못해 늘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서구 문명인은 본질적인 것들을 상실한 채, 자연과 너무 멀어진 돌연변이의 삶을 살고 있었다. 내일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한 오늘을 살고 꽉 짜인 일정표 속에 스스로를 가두어 버린 삶을 살고 있었다.

 

  사막이 가르쳐 준 준 지혜와 문명세계에서의 깨달음을 모두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에서 그는 단봉낙타가 내딛는 발걸음에 맞춰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삶과 테제베를 타고도 더 빨리 가지 못해 조급증을 내는 삶에 대해 말한다. 사라져 가는 문명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장담하는 거만한 문명, 걷는 사람과 달리는 사람, 자연에 응답하는 삶과 기술에 응답하는 삶, 단순함과 복잡함, 관계 중심적인 삶과 이해 중심적인 삶, 진지함과 가벼움, 본질적인 것에 충실한 삶과 현실적인 것에 충실한 삶의 대비를 보여준다.

 

  그는 우리가 오래도록 가지고 있었지만, 오늘날 잃어버리고 있는 참삶을 위한 기억이 무엇인지 묻는다.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힘 중 하나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 자신과 조화를 이루어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자신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막은 늘 비어 있되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을 다 가지고 있다. 유한한 이 삶에서 우리는 가진 것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우리는 왜 그토록 불안한가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는 우리 삶을 장식하고 있는 복잡한 그 많은 것들은 허구일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 책과 함께 사막별 여행자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본다면 사라져 가는 유목민 문명이 들려주는 행복의 방법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사막에는 교통체증이 없다. 사막에서는 지도를 따라가지 말고 별을 따라가라.
자명종 소리와 시계가 아닌 빛에 따라 깨어나고 잠이 드는 사람들, 우리가 비록 그 세계로 되돌아갈 순 없을지라도 그의 말이 옳다.

사막의 유목민들은 생명의 온갖 신호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간다. 그들은 대지의 언어를 찾고, 모래 위에서 생명의 문자를 읽는다. 그가 살던 사막에는 테제베는 물론 지하철도, 엘리베이터도, 자동문도 없다. 그곳에서 새로운 목초지를 찾아 이동하며 살아가는 유목민들은 지도나 표지판이 아니라, 별과 은하수를 보고 방향을 잡는다. 문명세계의 사람들은 자신의 하루를 일정표에 맞춰 계획하고 시간을 분과 초로 나누어 바쁘게 뛰어다니지만, 사막 사람들에게는 오직 아침과 점심, 저녁이 있을 뿐이다. 문명인들은 십대 시절부터 노후를 걱정하지만, 유목민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자명종 소리에 맞춰 하루를 시작하지 않고 밝아오는 태양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며, 지상에 어둠이 내리면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며 잠자리에 든다. 그들은 미래에 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간다. 시간을 재지 않으며, 돈이나 물건의 양을 재지 않는다. 양 한 마리는 그대로 양 한 마리일 뿐, 몇 킬로그램의 고깃덩이나 얼마짜리 물건으로 바뀔 수 없다.

 

  생전 처음 서구 문명세계를 경험하게 된 무사 앞에는 놀라운 일들이 펼쳐진다. 사막의 열두 명 동생이 한꺼번에 누울 수 있을 만큼 널찍한 호텔 침대부터 방 전체를 녹여버릴 듯 요란하게 열기를 내뿜는 헤어드라이어…, 그리고 뜨거운 물을 하염없이 쏟아내는 수도꼭지까지 무사는 정신 차릴 틈이 없다. 놀라움은 계속된다. 다가서기만 해도 도깨비장난처럼 열리는 자동문부터 도무지 자신을 어디로 데려갈지 알 수 없는 엘리베이터, 그리고 살점을 내어준 동물도, 야채를 기르고 수확한 아낙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 먹을거리의 ‘천국(혹은 지옥)’인 대형마트까지, 유목민 소년은 사막의 삶과는 너무나도 다른 문명세계의 풍요를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사막에서 나고 자란 그의 눈에 비친 도시의 마법과 황홀경은 오래가지 못한다. 마법의 세계를 떠받치는 지혜가 부재하는 탓이다.

 

 

  문명인에게는 일상적이기만 한 일들 앞에서 두 눈이 휘둥그레지는 투아레그족 청년을 머릿속에 떠올려보는 것은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이지만, 우리는 그 웃음보다 웃음 뒤에 느껴지는 씁쓸함에 더 주목하게 될 것이다. 웃음의 이면에서 우리 자신들의 일그러진 자화상과 잃어버린 영혼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유목민의 오래된 지혜와 사막의 자연이 가르쳐준 교훈을 토대로 무사는 문명인들의 삶 곳곳에 날카로운 시선을 던진다. 호화롭고 편리한 문명의 이면에 있는 도시인들의 결핍된 열정, 고독을 감춰버리는 아찔한 마천루와 빌딩 숲, 돈과 쾌락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 영혼과 육신, 노인들을 외톨이로 가둬 버리는 양로원, 뭐든 빨라야만 직성이 풀리는 조급증에 비판을 가한다.

 

 

  영혼의 양식을 멀리한 채 하루하루 자신을 소멸시키며 부와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도시인에게, 사막의 유목부족인 투아레그 청년은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목소리로 사막의 지혜를 전한다. 특히 투아레그족 사람들의 믿음과 이상, 진정한 풍요와 사랑, 가르침, 그리고 고통이 무엇인지 전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잊고 지내던 삶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신비로운 힘을 지키는 법, 생명의 신호에 응답하는 삶을 사는 법, 삶의 무한한 다채로움을 위해 우연을 위한 빈자리를 남겨두는 법, 돈이 아니라 삶 자체에 머무르며 인내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다시 그 세계로 돌아갈 순 없을 것이다. 그들처럼 살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말이 옳음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잠시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문명세계의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추천평

 

  사막에서 온 이 여행자는 문명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풍경과 관습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비록 많은 걸 소유하지는 않았지만 자유롭게 살아가는 진정한 삶의 여행자다. 유목민 출신인 그는 우리가 누리는 수도꼭지에서 흐르는 물의 기적, 자동문의 마법,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음식에 감탄한다. 동시에 문명인들의 결핍된 열정, 고독을 감춰 버리는 높은 건물, 뭐든 빨라야 하는 조급증, 있는 그대로보다 더 많이 가지려는 끝없는 욕망을 발견한다. 그는 이 경험을 토대로 우리가 자랑해 마지않는 이 문명이 벗어나 있는 참된 길에 대해 묻고 또 묻는다. 입는 옷 색깔 때문에 ‘푸른 사람들’이란 별칭으로도 불리는 투아레그족은 스스로를 ‘자유인’이라는 뜻의 ‘이모하’라 부른다고 한다. 지구별 여행자를 자처해 온 내가 우연히 만난 사막별 여행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행복한 밤을 지샜다. ―류시화(시인)

  사하라 유목민 투아레그족의 열세 살 소년이 어느 날 사막에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주워 읽고, 그의 영혼에 커다란 메아리를 불러 일으킨다. 비인간적이며 허구적인 삶으로 엮어진 문명 세계. 가난하지만 소박하고 지혜로운 유목민의 삶이, 도시의 사막에서 끝없이 표류하고 있는 오늘 우리들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이웃에게 권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
-법정 스님

 

 

  ■문명세계의 허구를 비추는 사막의 거울

 

   goodchung | 2011-10-26

 

  우린 왜 가끔 여행을 떠나는 걸까? 모든 일상에서 벗어나 간단히 짐만 챙겨 새로운 땅과 새로운 삶에 우리자신을 내동댕이쳐 봄으로써 자기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기 위함이 아닐까? 이런 의미라면 여행은 현실에서부터의 도피가 아니다. 여행이란 결국 자기자신에서 출발해 타인을 통과해 다시 자기자신에게 돌아오는 그러한 삶의 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 사하라 사막에서 살다 온 투아그레족 여행자가 있다. 그는 문명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사막별 자유인'의 관점에서 관찰하고 평가한다. 우리보다 많은 걸 소유하지 않았지만 자유롭고 소박하고 지혜로운 유목민이다. 어찌 보면 유목민이란 삶 자체가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나섰다가 결국에는 자기 영혼이 남겨진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진정한 자유인이자 여행자의 삶이기도 하다. 그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비인간적이며 허구적인 삶으로 점철된 도시의 사막에서 표류하는 문명인의 모습에 불과하다. 우린 거꾸로 그의 경험과 눈을 통해 사막을 간접여행함으로써 우리자신의 모습을 더 똑똑히 되돌아볼 수 있게 된다.

  사하라 유목민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신세계 문명인'이다. 수도꼭지만 틀면 흘러나오는 물의 기적, 자동문의 마법, 엘리베이터라는 괴물, 믿을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한 음식은 '사막별 자유인'의 눈에는 '신세계 문명인'만이 누릴 수 있는 마법의 세계이다. 그러나 사막별 여행자는 이 마법의 세계가 이를 떠받치는 지혜가 부족한 공허한 세계에 불과함을 깨닫게 된다.

  사막별 여행자는 3가지 측면에서 현대인과 자신(투아그레족)의 삶에 있어서의 근본적 차이점을 느낀다.
  첫째로, 현대인은 미래에 살고 '사막별 여행자'는 현재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투아그레족은 지금 이 시간의 삶에 충실할 뿐 미래의 계획에 몰두하지 않는다. 미래는 서서히 도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인들의 삶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망가져 가고 있다. '시간은 금'이라며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한 시간 후와 내일을 걱정한다. 심하게 말하면 열여덟살 젊은이가 여든 살의 노후를 걱정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에 있어서 소유의 삶이냐 존재의 삶이냐는 차이가 있다. 현대인은 자기가 소유하지 못한 것을 이상으로 삼아 이를 추구한다. 있는 그대로보다 더 많이 가지려는 끝없는 소유의 욕망을 가지고 있다. 반면 투아그레족은 자기존재의 유일함 속에서 가치와 행복을 찾는다. 자기자신으로 존재함에서 비롯해서 진정한 자아와 만나고 자기안의 평화와 행복을 실현한다.

  셋째는, 삶의 방식에 있어서 빠름의 미학과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차이가 있다.  현대인의 삶은 속도와의 전쟁이다. 속도는 현대인의 삶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테제베는 한 시간에 몇 킬로미터를 돌파하느냐로 속도가 측정되지만, 낙타와 함께 이동하는 투아그레족에게 시간은 다른 방식으로 측정된다. 그것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낙타의 리듬이다. 일과 놀이가 분리되어 있지 않는 그들은 현재의 매 순간순간을 즐긴다. 뭐든 빨라야 하는 조급증을 가진 현대인은 늘 시간이 없다고 투덜대지만, 투아그레족에게는 항상 시간이 남아돈다.

  저자는 인간에게 가장 적대적인 사하라 사막에 살고 있는 유목민이다. 그래서 '사막에 사는 자들'이란 뜻의 투아그레족이라 불린다. 그들은 아무 것에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인이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섬세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단순함에 만족하는 삶의 균형감각을 가지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끝없는 소유욕에 휘둘려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깨닫지 못하는 불만에 찬 현대인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마치 문명세계의 허구를 비처주는 '사막의 거울'처럼 내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