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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그림책과 문학읽기 / 김주연

금동원(琴東媛) 2018. 1. 16. 23:50

 

 

그림책과 문학 읽기』 

  김주연 / 루덴스

 

  45년 우리 문학의 현장을 점검하고 지키며 끌어온 문학평론가 김주연이 처음으로 낸 아동문학 관련 평론집이다. 숲 속으로 놀러간 조그만 여자 아이와 동물들의 만남에서 릴케의 실존주의를 꺼내고, 영문 모르고 집에 혼자 남겨진 남자 아이의 불안에서 표현주의의 정수를 캐내는 이 평론집은 독자들에게도 그런 즐거움을 전염시킨다.

  이 평론집으로 뜻밖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독자들은 많아 보인다. 복잡한 문예사조를 쉽고 간단히 정리하고 싶은 문학도, 그림책 속에 어떤 내용을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그림책 작가나 편집자, 그림책이 재미있고 좋은 줄은 알겠는데 어떤 교육적인 면이 있는지 궁금한 교사 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저자 소개: 김주연

  문학평론가. 서울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버클리 대학,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독문학을 연구했다. 숙명여자대학교 독문과 명예교수이며,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디지털 욕망과 문학의 현혹』, 『근대 논의 이후의 문학』 등 많은 평론집이 있고, 김환태평론문학상, 팔봉비평상, 우경문화저술상 등을 수상했다. 프뢰벨 동화연구소에서 강의했던 그림책 강연록을 정리한 『그림책&문학읽기』는 그의 첫 번째 아동문학 관련 평론집이다.

 

 목차

 

  1부 훌륭한 그림책, 문학

  1장 문학이란 무엇인가
  2장 낭만주의와 「호두까기 인형」
  3장 낭만적 서정의 세계와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기적의 시간」
  4장 페미니즘과 「돼지책」「종이 봉지 공주」「제랄다와 거인」
  5장 계몽주의와 「더벅머리 페터」「바다 건너 저쪽에는」

  2부 그림책으로 보는 현대 문학의 흐름

  6장 초현실주의와 「벌거벗은 코뿔소」「이상한 화요일」
  7장 표현주의와 「빨간 나무」「달라질 거야」
  8장 실존주의와 「나랑 같이 놀자」「변신」「100만 번 산 고양이」
  9장 프로이트와 꿈, 「고릴라」「괴물들이 사는 나라」

  3부 문학의 샘과 뿌리

  10장 우주적 상상력과 신화 이야기 「신화 속 괴물」
   「나는 우주 어디에 있는 걸까?」
  11장 기독교와 자연의 섭리, 「하나님이 너를 주셨단다」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
  12장 전래동화와 신비주의 「당나귀 공주」「롬펠슈틸츠헨」
  13장 명작과 그림책 「로미오와 줄리엣」

 

  ○출판사 리뷰

 

  그림책 속에서 문학의 정수를 발견하다

  45년 우리 문학의 현장을 점검하고 지키며 끌어온 문학평론가 김주연이 처음으로 아동문학 관련 평론집을 냈다. ‘45년 만의 외도가 너무나 즐거웠다’는 그의 평론집 『그림책&문학읽기』는. 그 말대로 즐거움이 넘친다. 숲 속으로 놀러간 조그만 여자 아이와 동물들의 만남에서 릴케의 실존주의를 꺼내고, 영문 모르고 집에 혼자 남겨진 남자 아이의 불안에서 표현주의의 정수를 캐내는 이 평론집은 독자들에게도 그런 즐거움을 전염시킨다.

  이 평론집으로 뜻밖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독자들은 많아 보인다. 복잡한 문예사조를 쉽고 간단히 정리하고 싶은 문학도, 그림책 속에 어떤 내용을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그림책 작가나 편집자, 그림책이 재미있고 좋은 줄은 알겠는데 어떤 교육적인 면이 있는지 궁금한 교사 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그러니까 문학은, 『100만 번 산 고양이』에서처럼 백만 번 되풀이되어 온 일상을 벗어나는 것입니다. 『나랑 같이 놀자』에서처럼 인간이 써먹으려고 하면 달아나고, 존재 그 자체로 놓아두면 다가오는 것입니다. 『치마를 입어야지, 아멜리아 블루머!』에서처럼 지금까지의 해석을 거부하고 새로운 해석을 내리는 것, 그러니까 치마 입기를 거부하고 바지를 입는 것입니다. 『신통방통 제제벨』에서처럼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입니다. 『오스카만 야단맞아』에서처럼 한 개인 속에 있는 양극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제랄다와 거인』에서처럼 문화와 폭력을, 여성성이 남성성을, 아이가 어른을 이겨내거나 보듬거나 감화시키면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본문에서

  그림책 속에서 문학을 발견한 것은 나로서는 작은 개벽이었다.

  “평소 친숙한 편도 아니었던, 이른바 ‘아동문학’에 가까이 가게 된 것도 알 수 없는 끌림이었거니와 몇 줄에 불과한 그림책의 글들이 문학사조를 놀랍게 간추린 캐치프레이즈라는 것을 알게 되다니!
  굵은 선으로 과장되고, 웅뚱뭉뚝 색칠된 그림들이 때로는 낭만주의를, 때로는 표현주의를 한마디로 요약하는 언어로 읽힌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었다. 실제로 그림책은 오늘의 무성한 영상시대에 온갖 영상들, 그리고 오랜 전통의 종이책들 사이에서 화평한 얼굴을 하고 있는 중재자였다. 문학을 가장 깔끔하게 그림으로 보여주다니....... 문단 45년이 넘어서의 내 외도는 너무나 즐거웠다.”----저자 머리말 중에서

 

  ○독자리뷰

 그림책 주인은 아이들이다

  수수꽃다리ㅣ 2011-06-30

 

  알고 있기로는 김주연은 독일문학을 한 내 식대로 말하면 정통 문학을 한 사람이다. 그림책에 관련된 책을 낸다는 것이 우선 인상적이고, 그림책 속에서 문학을 발견했다고 해서 더 기대를 했다.  

  내가 늘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좌절하는 것이 안목의 수준이 낮다는 것이다. 언제쯤 수준 높은 안목으로(수준높다는 것은 제.대.로라는 것에 가깝다. 혹은 본질에 다가가는) 텍스트를 볼 수 있을까하는 점이다. 역시 탄탄한 문학 이론을 가진 문학비평가로서 그림책을 보는 안목은 탁월했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은 사실 나는 좀 다가가기 어려운 면이 있는 그림이었다. 많은 상징과 의도를 포함한 그림이라서 쉽지 않은 그림책이었다. 그런데 이번 책으로 적어도 <고릴라>만큼은 애매했던 한 매듭이 확 풀렸다. 감사할 일이다. <종이봉지공주><100만 번 산 고양이><괴물들이 사는 나라> 등의 해석도 큰 도움이 되었다. 생각만 하고 있던 것을 누군가 정리해주었을 때의 말끔함 같은 기분이다.  

  그런데 조금 불편했던 것은 문학사조로 그림책을 읽는 그의 작업이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만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아이들이 책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개개인마다 다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낮은 학년일 수록. 그래서 독서교육이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 각기 다른 아이들의 마음 속에 어떻게 책의 흔적을 남길 것인지 알 수없기 때문이다.  

  김주연은 어른들을 상대로 강의를 했지만 그림책의 독자인 아이들에게 그 책이 과연 그렇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리고 그림책 작가들의 입장도 이미 독자에게 넘어간 책은독자의 몫이라고는 해도 그들의 의도가 과연 이러햇는가하는 의문도 생긴다. 물론 오래된 논쟁이다. 작가가 말한 것만 얘기할 것인가, 작가의 무의식까지 독자가 알아내야 하는 것인가.  

  즉 현장에서 이 책의 내용을 녹여서 쓰자면 가르치는 사람이 대단한 내공의 소유자여야할 것같다. 재미있는 작업이었지만 문학사조에 작품을 끼워말하지 않는가 하는 어쩔 수 없는 불만도 피할 수 없었다.   그림책을 읽고 남는 느낌과 감정은 그 책을 읽는 독자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이 혹은 강사가 좀 더 많은 것을 주기 위해 독서 과정에 개입을 하는 순간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거부감을 표시한다. 독서가 교육이 되는 순간과 놀이가 되는 순간의 접점을 놓치지 않아야 즐거운 책읽기가 되는데 이 책은 그래서 독자를 누구로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아동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더 많은 이론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 같다. 어쩌면 이런식의 그림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지싶다. 다만 모든 아동문학에 대한 관심에는 아이들이 있아야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전해줄 것인가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아동문학에 대한 관심이라고 하면서 아동문학을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문학전공자가 아동문학에 이론적 관심을 쏟았다는 면에서 반가운 일이다. 그리고 그림책에서 문학을 발견하는 것은 그림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진즉 알고 있던 이야기다. 다만 글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기회가 없거나 했을 뿐이다. (알라딘)

 

  45년만에 아동문학 평론집 낸 老학자

  한국일보 | 2011.06.23 10:49

 

김주연 한국문학번역원장 "그림책에 문학의 정수 담아"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 속에 문학의 정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죠. 그 흥분된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45년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온 김주연(70ㆍ사진) 한국문학번역원장이 처음으로 아동문학 관련 평론집을 냈다. 제목은 '그림책 & 문학읽기'. 문학계에서는 노(老)학자가 아동문학 관련 평론집을 낸 데 대해 매우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김 원장은 "45년 만의 외도가 매우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숲 속으로 놀러간 여자아이와 동물들의 만남에서 릴케의 실존주의를 꺼내고 영문도 모르고 집에 혼자 남겨진 남자아이의 불안에서 표현주의를 설명한다. 평론 대상이 된 책 모두가 시중에 나와 있는 어린이 그림책들이다.

  예컨대 그가 정의하는 문학이란 이런 것이다. "문학은 '100만번 산 고양이'에서처럼 백만번 되풀이돼온 일상을 벗어나는 것입니다. '나랑 같이 놀자'에서처럼 인간이 써먹으려고 하면 달아나고 존재 그 자체로 놓아두면 다가오는 것입니다. '치마를 입어야지, 아멜리아 블루머!'에서처럼 지금까지의 해석을 거부하고 새로운 해석을 내리는 것, 그러니까 치마 입기를 거부하고 바지를 입는 것입니다."

  김 원장은 또 문학이란 '신통방통 제제벨'에서처럼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이라거나 '오스카만 야단맞아'에서처럼 한 개인 속에 있는 양극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 '제랄다와 거인'에서처럼 보듬거나 감화시키면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동문학은 평소 친숙한 편이 아니었다는 김 원장은 "아이 엄마들을 대상으로 그림책에 대해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몇 줄에 불과한 그림책의 글들이 문학 사조를 간추린 면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놀라웠다"고 책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일각에서 요즘 문학평론이 현학적이고 어려워졌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문학평론이 다루는 범주가 좀 더 넓어지고 쉬워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후배들에게 주고 싶어 시간을 쪼개 책을 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오랫동안 내가 해온 독일문학의 본질은 사실 낭만주의인데 그림책 속에서 그런 것들을 발견한 것은 나로서는 작은 개벽이었다"며 "그림책을 읽어주는 부모들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정승양기자 s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