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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는 사랑/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18. 5. 16. 23:56

돌아오지않는 사랑

                       -까보다로까*에서

 

 

'대륙은 이곳에서 끝나고 바다는 이곳에서 시작된다.' **

 

대서양 저 아득한 공중의 경계에서

한 번 떠난 자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닿을 수 없는 무수한 이별의 주름들이

겹치고 겹쳐지며 아득한 물결로 떠밀려 사라지고

세찬 파도는 무심하게 그리움을 품고 기다림을 밀어낸다

 

스며들며 짙어지는 고요한 하늘

박명의 드넓은 공간이 슬픔으로 가득 차오르면

푸른빛 마음의 문장은 돌아오지 않는 사랑이다

 

그건 이룰 수 없는 꿈이지만

바람은 다가서지도 않고 포기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세월을 비우고 또 스쳐지나간다

 

*유럽 대륙의 가장 서쪽 포르투칼의 땅끝마을

**16세기 포르투칼의 시인 루이스 드 까몽이스

 

 

-《시속의 애인》, (서정시학, 2020) 

 

  (작은 노트) 이번 여행에서 인상적인 한 순간을 말하라면, 까보다로까에서 대서양의 관문이자 지중해가 만나는 지점인 수평선을 마주한 일이다.바다 쪽에서 쉴새없이 불어오는 세찬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생각난 시가 졸시 [당신]이다. 한참을 바다와 마주하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묘하게 슬픔 비슷한 느낌으로 서늘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까보다로까(Cabo da Roca)는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곳이라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명소라고 하는 곳이다. 유럽 대륙의 서쪽 이베리아 반도, 그 반도 내에서도 서쪽 끝을 지키고 있는 나라가 포르투갈이다. 대서양을 마주하고 있는 포르투갈은 대서양을 끼고 15~16세기 당시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지니며 해양 왕국으로 왕성한 시절을 보냈다. 이 포르투갈에서 대서양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곳이 땅끝 마을로 알려진 최서단의 까보다로까이다. 포르투갈의 시인 카몽이스(Camoesmm, 1524-1580)는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Aqui ondi a Terra se Acaba e o Mar Comeca)”이라 칭송 하였다고 한다. 이 글귀는 서쪽 땅끝 마을을 상징하는 십자가 돌탑 뒤에 새겨져 있다.(금동원)

 

 

 

 

                                                     유럽의 최서단 까보다로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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