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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경부고속도로에 서다/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18. 5. 27. 20:15

경부고속도로에 서다

 

금동원

 

적막강산(寂寞江山)

음악도 끊긴 지 오래다

스치는 것들은 빛 닮은 바람뿐이고

청력을 잃은 채 고여 있는 소리들 틈 사이로

무료함은 흐르듯 오고 흐르듯 갔다

 

가장 평온한 빛깔의 하늘

구름의 질투를 느끼며 안아 보는 순간

삶의 오르가즘을 깨우며 돌아선 커브길

초과한 속도의 스릴보다는 슬픔이

정지선에 이미 먼저 멈춰서 있다

 

돌아가는 길은 잊은 지 오래

앞만 보고 사는 마음의 불빛만 밝혀두었다

영영 모르는 척 살아가는 법은

요금을 지불하고 삶의 입구를 통과하면

뒤돌아보지 말 것!

곧 모든 것을 알게 되는 까닭이다

       

 

-여름낙엽, (월간문학출판부, 2008)

 

 

 

                 그라나다에서 꼰수에그라 가는 버스 안에서 촬영(음소거로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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