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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여행 이야기

사이프러스 (cypress ) 나무

금동원(琴東媛) 2018. 5. 21. 00:04

  ■사이프러스 (cypress ) 나무

 

  이번 스페인 여행길에서 흥미로웠던 것 중에 하나는 사이프러스 나무다. 고흐의 그림에도 심심찮게 등장하던 나무다. 단단해보이지는 않으나 곁눈짓이라고는 없는 듯 하늘을 향해서만 뻗어올라간  이 나무의 모습은 신비롭기도 하고 묘하게 아름답기도 하다. 현지 가이드의 말을 덧붙이면, 이 나무가 상징하는 것은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사이프러스’는 공동묘지에 묻힌 시신이 하늘의 신비스런 영령을 받는 매개체로 여겼고,  삼각형으로 하늘을 향해 끝없이 자라는 나무를 통해 영령을 받아 시신이 부활한다고 믿는다는 얘기다.  아래는 사이프러스에 대한 내용을 다음 백과에서 일부 인용한 것이다.

 

  관상용·목재용으로 쓰이며, 아시아·유럽·북아메리카의 온화한 기후대와 아열대지방에 널리 분포한다.
  25m까지 자라며, 어릴 때의 나무 모양은 피라미드형이다. 어떤 것은 다 자라면 나무 꼭대기가 납작하고 옆으로 퍼지며 6m 이하의 관목이 되는 것도 있다. 어린 줄기에 달리는 잎은 송곳 모양이고 사방으로 퍼지지만 오래된 가지에는 작은 비늘 같은 잎이 착 달라붙어 있다. 잎의 바깥 면에는 작은 샘구멍이 있어 보통 향기가 나며, 잎이 쌍으로 어긋나서 줄기를 덮어 가는 가지가 사각인 것처럼 보인다. 구과는 작고 보통 공 모양이며, 씨는 구과가 벌어지며 나오게 된다. 사이프러스는 심한 서리에 잘 견디지 못한다. 곤충에 의한 피해는 거의 없으나 근두암종병·줄기마름병·뿌리썩음병 등에 걸리기 쉽다.

 

                                                                             알함브라 궁전에 널리 퍼져있던 사이프러스 나무 전경

 

 

헤네랄리페 정원 속으로

 

                                    술탄이 명상을 위해 산책했다는 사이프러스 터널(사람들 틈에서 나도 잠시 그마음으로 걸어보며)

 

 

 

■ 고흐와 사이프러스(Cypresses)

 

"사이프러스" (Cypresses) 1889년.

  이 나무의 이름은 사이프러스(Cypress)다. 불란서 남부에서 이태리 북부를 거쳐 터키에 이르는 지중해 연안에 주로 자란다.
  "사이프러스나무(Cypres)"는 늘 고흐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고 한다.고흐는 처음 이 나무를 보는 순간 어떤 영감이 스쳐갔다.

  1889년 동생 테오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나는 사이프러스의 매력에 푹 빠졌다. 나의 해바라기 그림처럼 지금까지 시도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방식의 그림을 창조해낼 것 같기도 하구나. 사이프러스는 마치 이집트 뾰족탑처럼 균형 잡힌 아름다운 나무다." 이후, 고흐는 사이프러스가 등장하는 여러 장의 그림을 그린다. '별이 빛나는 밤', '누런 밀밭과 사이프러스 나무', '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 두 여인과 사이프러스' 등 그의 작품에 사이프러스는 새로운 장르로 등장한다. 

   그렇다면 고흐가 사랑한 사이프러스는 무슨 나무인가? 사프러스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는 여럿 있다. 미국에서 널리 자라는 낙우송도 사이프러스라고 부른다.또 일본의 편백나무나 삼나무도 앞에 Japanese를 붙여 역시 사이프러스다.구양성서에도 또 다른 사이프러스가 등장한다.

  고흐 그림에 나오는 사이프러스들과는 품격이 다르다. 서양 사람들이 부르는 더 정확한 이름은 "Itailan Cypress"다. 나무는 보통 나무들과 달리 가지가 거의 옆으로 퍼지지 않는 홀쭉이 키다리로, 고흐 편지에서 '뾰족탑'으로 표현한 것처럼 아주 독특한 모양을 갖는다.

  고흐 그림의 백미, 사이프러스는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나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여러 이름이 생겼다. 우리나라에서 자라지 않는 생소한 나무인 탓이다. 굳이 비슷한 나무를 찾자면 측백나무, 향나무, 노간주나무다.그러나 세 나무 중 어느 것도 사이프러스를 그대로 쏙 빼닮지는 않았다. 식물학적으로는 측백나무에 가까우나 잎은 향나무, 전체적인 바깥 모양은 노간주나무를 닮았다. 때로는 고흐의 사이프러스를 삼나무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일본사람들의 번역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두여인과 사이프러스 나무"
(Cypresses with Two Female Figures) 1889년.


 "사이프러스 나무와 두 여인"
(Cypresses and Two Women) 1890년.


 "사이프러스 가 있는 파란 밀밭"
(Green Wheat Field with Cypress) 1889년.


 "밀밭"(Wheat Field) 1889.

  타오르듯 요동하며 무성하게 깔린 밀밭, 역시 불꽃 모양을 하고 하늘을 치솟는 올리브색의 측백나무, 휘몰아치는 대기의 하늘, 그러나 화사하게 서로 어울리는 해조의 색채가 억제된 색조에 의하여 지극히 조용한 통일성을 이루고 있다. 아를르에서 생레미로 옮겨간 고흐는 그곳에서 아를르 시대와는 다른 조화와 성숙을 달성하고 있다. 해를 쫓아다니는 해바라기에 공감 의식을 가졌던 그가 생레미에서는 힘찬 생장력을 가지고 하늘속을 뚫고 오르는 사이프러스를 주제로 열중하고 있다. 얼피보면 그는 격렬한 사나이로만 보이나, 그것은 그의 일면일 뿐, 이 작품이 갖는 ,섬세함,조화,억제는 또 다른 일면으로 부각된다. 고흐 자신도 이 작품을 "내가 그린 가장 명성한 작품" 이라고 부르고 있다.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
(Wheat Field with Cypresses) 1889년

   이 밀밭의 사이프러스 그림은 고흐가 가장 많이 재현한 그림에 속한다. 고흐는 색칠하면서 동시에 소묘할 수 있는, 두텁게 물감을 발라 붓을 놀려 자신의 격앙된 감정을 표현낼 수 있는 소재를 즐겨 그렸는데,그 중 대표적인 것이 마치 그림속 불타오르듯 표현되는 이 사이프러스라고 한다. 1889년 9월에 그린 이 그림은 그 해에 완성된 사이프러스가 있는 풍경화 연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
(Wheat Field with Cypresses) 1889년
생레미에서 발견한 보다더 중요한 모티브는 병원에서 바라보이는 밀밭과 사이프러스였다.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사이프러스 , 배후의 밭이나 산을 , 흡사 그 자신의 번민과 희망의 상징인 것처럼 응시했다.
대부분 직선에 가까웠던 아를르시대의 필치 대신 휘어 구부러져 서로 대응하는 필치가 화면을 메운다. 일종의 바로크화인데 그 장대한 리듬의 집합은  한그루의 사이프러스라 할지라도 거대한 마음의 상징물로 변화 시킨다. 고흐는  비평가 알베르오리에게 '사이프러스는 시골풍경의 전형입니다. 그것은 해바라기에 필적하는 것이고  또한 그 대조이기도합니다,"라고 쓰고있다. 확실히 해바라기가 아를시대의 마음의 상징이라면 , 사이프러스는 생레미의 마음의 상징으로 , 산도 하늘도 대지도 사이프러스의 호흡에 맞게 요동한다.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있는 밀밭"(Wheat Field with Cypresses) 1889년

 

 "사이프러스와 별과 길" (Road with Cypress and Star) 1890년


"창에는 오렌지색의 불빛이 비치는 낡은 여인숙과 높이 뻗어 오른 한 그루의 사이프러스가 똑바로 검게 서있다. 길에는 하얀 말에 끌리는 노란 수레 한 대와 그 앞을 산보하는 두 나그네. 굉장히 로맨틱하지만, 이것이 프로방스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고흐는 오베르에서 고갱에게 이 작품에 대하여 이렇게 상세히 쓰고 있지만, 이 편지는 미완성인 채 나중에 유품 중에서 발견되었다. 그의 사이프러스를 그린 작품 중 특히 유명한 것으로서 별, 사이프러스, 보리밭, 마차, 오두막집 등, 생레미 시대의 요소를 대부분 여기에 갖추어 넣었다.

그는 다른 편지에서 사이프러스를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처럼 아름답다.'고 하고 있다. 그 검은 맛의 초록을 표현하기 위하여 그는 마음을 쏟았었다. 더구나 그것을 밤의 효과 속에서 그리기는 용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작품은 '흙에서 타오르는 검은 불꽃'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별과 달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 1889년.

  사이프러스가 마치 불꽃처럼 타오르는 모양을.. 또한 밤하늘이 마치 꿈틀거리는 지렁이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하고 있다.생레미의 정신병원에서는 고흐가 보호자 한 명을 동반하고 야외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다

그는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경계를 이루는 밭들, 끊임없이 변하면서도 균형잡힌 모습 환한 밀밭과 선명한 개양귀비꽃들 그리고 푸르게 꿈틀대는 하늘을 배경으로 드러나는 그 검은 실루엣에서 영감을 얻으며 들판을 돌아다니기도 했다.또한 하늘을 공격하기라도 하려는 듯 어두운 불꽃을 일렁이며 위로 뻗어오른 사이프러스만을 따로 습작하는 일에 전념했다 칠의 두께가 점점 더 두꺼워지는 그림의 스타일은 "별이 빛나는 밤"에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글 출처:kma21.net)

  ■레오나르도 다빈치

〈수태고지〉

 

  천사 가브리엘이 나타나 마리아에게 잉태 사실을 알리는 장면을 담은 〈수태고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초기작 가운데 하나다. 이 작품은 피렌체 인근 몬테올리베토에 있는 한 수도원 부설 교회 제단화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수도원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을 연구하고 기록한 바사리의 자료에 이 작품이 하필 빠져 있다는 점을 들어, 이 작품이 수도원에 걸려 있지 않았고 주문한 후원한 자가 누구인지 정확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그 때문에 이 작품은 그 제작 시기도 1460년대 후반 혹은 1480년대까지 다양하게 추정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수태고지〉

목판에 템페라 / 98×217cm / 1472년경 제작 / 우피치 미술관, 피렌체

 

  제단화의 경우 보통 세로로 길게 그려졌으나 이 작품은 예외적으로 가로가 더 길다. 배경 또한 실내가 아닌 실외이라는 점에서도 독특하다. 전통적으로 수태고지는 실내 혹은 실내와 실외가 연결된 테라스 공간을 배경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꼿꼿하게 수직으로 서서 하늘을 찌를 듯한 후경의 사이프러스 나무는 성모 마리아나 예수를 상징한다. 한편 사이프러스 나무는 고대 그리스 · 로마 시인들이 ‘죽은 자들의 나무’로 여긴 만큼, 예수의 죽음을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다. 소실점이 놓일 위치에 흐릿한 항구의 모습과 산이 보이는데, 가까이 있는 것은 선명하게, 멀리 있는 것은 흐리고 모호하게 보이는 공기원근법을 구사한 것이다.

  마리아는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석관 위에 놓인 독서대를 마주하고 앉아 있다. 처녀의 몸으로 잉태할 것이라는 기상천외한 소식을 들은 그녀는 왼손을 들어 이를 겸허히 수용하고 있다. 천사 가브리엘은 무릎을 꿇어 장차 구세주를 낳을 마리아에게 순종의 예를 다하고 있다. 가브리엘의 날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수많은 새를 관찰하고 연구해 그린 것으로, 막 땅에 하강한 새처럼 날개를 위로 세우고 있다.

  있는 공간은 인간의 이성으로 만든 건축물 앞이다. 반면에 천사 가브리엘은 신이 만든 자연 속에 위치해 있다. 가브리엘은 수태고지 그림에서 흔히 등장하는 백합을 들고 있다. 백합은 마리아의 순결과 정절을 의미한다. 정원의 수많은 꽃 중 야생 튤립이 간간이 보인다. 튤립은 햇빛이 없으면 죽는 존재이기에 ‘신의 사랑’을 의미한다고 본다. 건축물의 모양 등에서는 수학적으로 치밀한 원근법이 잘 구사되어 있지만, 마리아의 오른팔은 왼팔에 비해 지나치게 길다. “일부러 그렇게 그렸다!”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천재 거장의 초기작에서 보이는 실수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흥미롭다.

 

  글쓴이 : 김영숙 

  서양미술사를 전공했다. <그림수다>, <현대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루브르와 오르세의 명화산책> 등 미술관련 서적을 20여 권 저술하여 대중이 미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유쾌하고 친절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엘그레코>가 있으며 현재 국공립단체를 포함하여 여러 곳에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