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나의 詩

변태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18. 12. 16. 11:07

 

변태

 

 

금동원

 

 

온종일 비만 내린다

 

몸 속 가득 스민 빗물로

허옇게 불어 터진 채

느리게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했으나

답답하고 지루하다

흡착기처럼 바닥에 들러붙은  짧은 상념들은

햇살 없는 눅눅함으로 시들어 버려

핏기없이 창백하다

표피는 까맣게 타들어 가 서서히 굳어 버리고

죽은 듯 널브러져 퇴화돼 가는 詩 한 조각

나비로 환생할 날을 위하여

발가벗은 상처와 환멸마저도

햇살 속에 푹 담궈 뽀송이 말리고 싶다

날고 싶다

 

아직도 비는 그칠 것 같지 않다

 

 

-시집『 여름낙엽, ( 월간문학출판부, 2008)

 

 

 

'나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생의 밤/ 금동원  (0) 2019.01.28
ARS 인생 /금동원  (0) 2019.01.06
개미 /금동원  (0) 2018.12.12
설국* 이야기/ 금동원  (0) 2018.11.17
고요함에 대하여 /금동원  (0) 2018.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