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
금동원
온종일 비만 내린다
몸 속 가득 스민 빗물로
허옇게 불어 터진 채
느리게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했으나
답답하고 지루하다
흡착기처럼 바닥에 들러붙은 짧은 상념들은
햇살 없는 눅눅함으로 시들어 버려
핏기없이 창백하다
표피는 까맣게 타들어 가 서서히 굳어 버리고
죽은 듯 널브러져 퇴화돼 가는 詩 한 조각
나비로 환생할 날을 위하여
발가벗은 상처와 환멸마저도
햇살 속에 푹 담궈 뽀송이 말리고 싶다
날고 싶다
아직도 비는 그칠 것 같지 않다
-시집『 여름낙엽』, ( 월간문학출판부, 2008)
'나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생의 밤/ 금동원 (0) | 2019.01.28 |
---|---|
ARS 인생 /금동원 (0) | 2019.01.06 |
개미 /금동원 (0) | 2018.12.12 |
설국* 이야기/ 금동원 (0) | 2018.11.17 |
고요함에 대하여 /금동원 (0) | 2018.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