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의 밤
금동원
탄력을 잃어버린 꿈
윤기와 혈색이 사라진 창백한 희망
잡티와 잔주름으로 칙칙해진 감각
노화가 시작된 쪼그라든 작고 때가 낀 뇌
안티 에이징, 링클의 처방이 필요하다
몇 개의 선으로 연결된 단조로운 삶은
동선을 오가며 반복을 반복하고
너덜너덜하게 분절된 의식의 조각들은
불안정한 욕망들과 얽혀 부표처럼 떠돌고
머릿속엔 그 어떤 조작의 흔적도 남아 있지 않다
선택도 결론도
조바심으로 가득한 의도된 판단의 장치들도
재기불능은 아니겠지
두 손 번쩍 들고 투항하려한다
다시 머릿속이 아름다워지는 꿈
촉촉하게 물기 머금은 상상력으로
튕겨오를 듯 탱탱하고 싱그러운 재생을 꿈꾸며
오늘도 바람소리에 잠이 든다.
-『우연의 그림 앞에서』, (계간문예,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