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금동원
수학을 좋아하세요?
역설로 묻는 이 질문에 당당한 자는
수수께끼 같이 비틀린 세상의 꿈과 희망을 해독한 자
내 것인데 내 것이 아닌
돈이지만 돈이 아닌
놓쳐버린 사랑처럼 허공에 뿌려진 욕망
어디에 쉼표와 마침표를 찍어야 할지 모르는데
돈은 무언의 생명을 부여받고
가치는 실핏줄처럼 투명하게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네요.
정체 없는 진실 앞에 우리는 무릎을 꿇어야 하나요
공중에 세운 누각처럼 아슬아슬하지만
실체가 있다니!
오르락내리락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주가의 무질서한 등락처럼
가상화폐와 닮은 내가 공중을 떠다닙니다
*비트코인 :중앙은행에 의해 통제받지 않는 온라인 가상화폐
-『계간문예』, (2019 봄호, 통권 55호)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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