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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비대면 인조인간 /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21. 6. 25. 12:52

비대면 인조인간

 

금동원

 

길은 어지럽게 복잡하다

너무 많은 아파트와 너무 많은 빌딩

답답한 길을 뚫고 만나러 가는 계절은

늘 제한 속도에 걸려 딱지를 끊는다

독한 마음

만날 수 없음을 각오하는 마음

그리움만 승차권이 되는 열차

출발시각을 놓치면 영영 갈 수 없는 교통체증

일정한 규칙이 있는 도로는 밀리지만 뚫린다

뚫렸다가 금방 다시 밀린다

그 틈,

그 사이의 따뜻한 위로를 배우면 사랑이 가능하다

손이 닿지 못하는 거리에서

비대면의 사랑타령만 하는 건

인조 인간

디지털 사랑

인공지능의 승리인가

 

-《계간문예》, ( 2021 여름호, 통권 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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