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나의 詩

사유의 방/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23. 2. 19. 17:17

 

사유의 방

 

금동원

 

 

겨울 숲을 걷는다

몇몇 희망을 믿는 푸른 잎사귀

힘겹게 매달려 있고

여름에는 보지 못했던 나무 속살은

눈물겹도록 창백하고 앙상하다

뼈의 무게는 슬픔보다 쓸쓸함이 더 커

찬바람의 서러움을 겨울나무는 온몸으로 받아내며

깊은 사색의 풍경으로 무거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기쁨이

한 줄기 눈부신 저녁 햇살을 통과하면

인내한 삶의 시간은

한결 늠름하고 여유로워진다.

무겁지 않은 단단함으로

가볍지 않은 투명함으로

내면으로부터 차오르던 의심과 질문들은

사유의 공간을 휘돌며 경이롭고 고요한 시간으로 흘러간다.

 

 

-《古書硏究》, (2022 한국고서연구회, 통권 40호)

 

 

 

 

 

 

'나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분위기란 이렇게 만들어지는가/ 금동원  (0) 2023.06.23
동백꽃은 떨어지고/ 금동원  (0) 2023.03.09
나이 듦에 대한 소란함/ 금동원  (0) 2022.11.16
기억의 강/ 금동원  (0) 2022.11.16
모과木瓜/금동원  (0) 2022.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