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은 떨어지고
금동원
매섭고 찬 겨울빛
바람이 세차다
차디찬 겨울 푸름 속에서
얼굴을 스치며 달아난 바람의 흔적은
양 볼 한가득 동백꽃으로 붉다
수줍다기엔 너무 당차고
어리다기엔 너무 야무진
붉게 붉어지는 어린 꽃봉오리
단단한 가지 사이로
살며시 숨은 겨울 햇살이 환하다
짧고 애틋한 시절 연인처럼
무심히 동백꽃은 떨어지고
떨어진 꽃잎은 너무 생생해
오랜 잔향의 깊은 슬픔과 고독
새봄의 희망으로 한동안 시들지 않는다
*제주 까멜리아 힐에서
-계간 《지구문학》,(2023 봄호 통권 1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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