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은 시를 좋아한다 Niektorzy lubia poezje
비스와바 심보르스카(1923~2012)
어떤 사람들---
여기서 '어떤 사람들'이란
전부가 아닌,
전체 중에 다수가 아니라 단지 소수에 지나지 않는 일부를 뜻함,
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과
시인 자신들을 제외하고 나면
아마 천 명 가운데 두 명 정도에 불과할 듯,
좋아한다---
여기서 '좋아한다'는 말은 신중히 해석할 필요가 있음,
치킨 수프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럴듯한 칭찬의 말이나 푸른색을 유달리 선호하는 이들이 있으므로,
낡은 목도리에 애착을 갖기도 하고,
뭐든 제멋대로 하기를 즐기거나,
강아지를 쓰다듬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으므로,
시를 좋아한다는 것---
여기서 '시'란 과연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여러가지 불확실한 대답들은
이미 나왔다,
몰라, 정말 모르겠다,
마치 구조를 기다리며 난간에 매달리듯
무작정 그것을 꽉 부여잡고 있을 뿐,
-『 끝과 시작』, (2007,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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