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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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이의 사막 / 최종월

금동원(琴東媛) 2017. 10. 29. 20:35

미노이의 사막

 

최종월

 

물 한 그릇을 찾아야 하기에

손톱이 헐도록 사막을 퍼낸다

우물 향해 걷다가 주저앉아 땅을 판다

머리 위로 소복소복 쌓이는 것은

꽃잎도 눈보라도 아닌 마른 모래다

신발이 없는 네 살 미노이가

물통을 들고 다시 걷는다

손톱에 사막이 끼여 쓰라리다

 

일곱 달 되어 사막에서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

여자 아이는 사막에 버려졌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만 하루 동안 사막에서 울다가

이름 없이 떠났다

사막의 물은 숨어서 흐른다

 

땅 위에 널린 수많은 이름들이 눈부셔서

하늘 한 귀퉁이에서 깜박이고 있는

보이는 듯 아닌 듯한 아기별이여

만 하루 동안 울어 본 기억도 없이

이름을 가진 네가 눈부시구나.

 

* 미노이: 아프리카 케냐의 어린이 이름

 

-『사막의 물은 숨어서 흐른다』, ( 마을, 2017)

 

 

 ○최종월 시인:

  강원도 태백 출생, 서라벌 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혜화시','시대시인회' 동인, 계문문예작가회 중앙위원, 문학의 집-서울 회원

김포문학상 대상 수상, 경기 예술인상 수상, 시집 『반쪽만 닮은 나무읽기』, 『사막의 물은 숨어서 흐른다』

 

 

   ■사막 어린이들은 아침마다 이슬을 마신다?

   2010.07.17 10:30 /green design&art | 디자인,아트

   해가 뜨지않은 안개가 자욱한 사막의 새벽, 사막 풍뎅이(onymacris unguicularis)들은 모래언덕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는 머리를 낮추고 엉덩이를 들어 물구나무를 선 것 처럼 포즈를 취하죠. 그리고는 안개바람을 맞으며 물방울을 등에 모이게 하고, 다시 그 물방울을 입쪽으로 흘러내리게 해 시원하게 목을 축입니다.


  참 영리하죠? 강수량이 1년에 겨우 40mm박에 되지않는 사막에서 그들이 살아남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욱 영리한 디자이너가 한 분 계시네요. 바로 이 사막 풍뎅이를 모티브로 사막의 목마른 어린이들에게 매일 아침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물통을 만드신 분!

그 물통의 이름은 DEW BANK! 
  잠들기 전 이 물통을 평평한 곳에 놓아두면, 아침엔 어느새 물이 물통에 차있게 됩니다. 밤새 차가워진 물통의 표면은 아침이 되면 공기의 온도보다 낮기 때문에 통 표면에 이슬이 맺히게 되는 것이죠. 송글송글 맺힌 이슬은, 통의 골을 따라 아래로 모아지게 되고요. 그리 많은 양의 물은 아니지만 아침에 일어난 아이들에게 목을 축이는 기쁨을 안겨주기엔 충분합니다.



아침마다 이슬로 목을 축이며 기뻐할 사막의 아이들, 생각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집니다.

 

-출처| YANKO DE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