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시인의 詩를 읽다

신은 인간을 만들기 전에/ 릴케

금동원(琴東媛) 2019. 1. 31. 15:31

신은 인간을 만들기 전에

 

R.M. 릴케

 

 

신은 인간을 만들기 전에 누구에게나 말해준다. 그리고

묵묵히 그와 함께 밤으로부터 나온다.

그 말, 인간이 시작하기 전에 신이 한 말,

그 구름 같은 말은 이러하다.

 

너의 오관으로부터

그리움의 끝에까지 가거라.

옷을 나에게 다오.

 

사물들 뒤에서 불길처럼 크게 자라라.

넓게 번져가는 그 그림자가

항상 나를 완전히 가리도록

 

아름다움도 두려움도 모두 만나거라.

오직 걸어가기만 해야 한다. 감정에게는 이르지 못하는 먼

곳이란 없다.

나를 벗어나지 않도록 해라.

그들이 인생이라고 부르는

토지는 가까이 있다.

 

그 엄숙함에서

인생을 알게 되리라.

 

나에게 손을 다오

 

 

 

그럼에도 나에게는

 

그럼에도 나에게는

그를 위해 모든 노래를

내 깊은 곳에 간직해 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는 떨리는 수염에 가려진 채 침묵하고 있다.

자기의 선율에서

스스로를 되찾으려 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의 무릎께로 다가간다.

 

그의 노래가 나직이 소리내며

그의 내면으로 흘러 되돌아간다

 

 

-『기도시집』-수도사 생활의 서(1899) 중 에서, (민음사, 2014)

 

 

 

'시인의 詩를 읽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물의 정다움/ 정현종  (0) 2019.02.12
종소리 / 신달자  (0) 2019.02.12
꽃2/ 김춘수  (0) 2019.01.15
우표 한장 부쳐서/ 천양희  (0) 2019.01.13
시냇가에서/ 천양희  (0) 2019.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