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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의 경이로운 진실/ 페르난도 페소아

금동원(琴東媛) 2021. 7. 11. 21:12

 

사물들의 경이로운 진실

 

페르난도 페소아

 

 

사물들의 경이로운 진실,

그것이 내가 날마다 발견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의 것이다.

이 사실이 나를 얼마나 기쁘게 하는지

누군가에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나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완전해지기 위해서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지금까지 나는 적지 않은 시를 썼다.

물론 앞으로도 더 많이 쓸 것이다.

내가 쓴 모든 시가 그 한가지를 말하지만

각각의 시마다 다르다.

존재하는 것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그것을 말하기에.

 

가끔 나는 돌 하나를 바라본다

돌이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지는 않는다.

돌을 나의 누이라고 부르며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는다.

대신 나는 그것이 하나의 돌로 존재해서 기쁘다.

그것이 아무것도 느끼지 않아서 좋다.

그것이 나와 아무 관계도 아니여서 좋다.

 

때로는 바람이 부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느낀다. 바람 부는 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태어난 가치가 있구나.

 

 

-《마음 챙김의 시》-류시화 엮음, (수오서재,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