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나의 산문 27

공감능력

뉴제주일보 승인 2020.08.18 18:17 금동원 시인 너는 매미고 나는 시인이다/온전한 목소리로 속삭이기엔/고통이 너무 큰 기다림이었기에/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다// 아득한 세월을 품어온 너의 핏빛 울음이/가도 가도 끝이 없는 나의 노래가/똑같은 이름표를 단 뜨거운 가슴이라는 것// -금동원 ‘8월의 노래’ 중 매미 소리가 한창이다. 찌를 듯한 매미 울음소리를 매우 좋아한다. 가까운 친구들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눈치를 주고 별스럽다고 놀리지만 사실이다. 귀와 머리를 어지럽히는 소음이 아니라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처럼 느껴진다. 매미 소리가 바람결로 느껴지는 건 어린 시절 추억과 관련이 있다.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 여름방학이면 외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신 시골에서 한여름을 보내곤 했다..

나의 산문 2020.08.18

그리움은 문득 다가선다

제주일보 승인 2020.06.16 20:24 금동원 시인 그리움은 길을 가다가도 걸음이 멈칫해지는 마음의 일렁임이다.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지 모를 아련함으로 모든 것이 갑자기 먼 곳으로 가버린 듯한 쓸쓸함이 온몸을 감싸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사라져버린 지난 봄날이 그렇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만들어놓은 사람 사이의 거리가 그렇다. 사소하고 정겨웠던 일상의 수선스러움이 그렇다. 모든 것이 그리움으로 남아 몸도 마음도 점점 삭막하고 서늘해지는 기분이다. 봄은 사계절 중에 유독 기다려지고 해보고 싶은 게 아주 많은 계절이다. 매화를 시작으로 노랗고 앙증맞은 산수유와 개나리, 목련, 진달래, 벚꽃들이 서로 다투듯 피기 시작하면 옴츠러들었던 겨울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세상은 간지러움과 살랑거림으로 새살이 돋는다...

나의 산문 2020.06.17

아버지가 남긴 글과 글씨

올해 85세이신 친정 어머니를 뵙고 돌아 오는 날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참 그립다. 살아계실 때에는 워낙 말씀이 없고 어렵기도 했던 (가까이 하기에는 조금 먼 그대처럼) 살갑고 다정다감한 분은 아니셨다. 그렇게 선이 굵고 대범했던 아버지의 모습 속에 감추어져 있던 자식들에 대한 애정을 부모가 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형제자매들은 동(東)자 돌림의 이름들을 가지고 있다. 이름의 가운데는 모두 같고 끝자리만 다른 이름이다. 그런 특성상 아버지께서는 이름을 부를 때의 어감만큼 이름이 지닌 뜻을 중요시 여겨 신중하게 이름을 직접 지으셨다고 한다. 우리들 사남매의 이름 끝자리(미(美), 권(權), 원(媛), 정(政)을 넣어 아버지께서 의미를 짓고, 붓글씨로 직접 글씨를 써서 만..

나의 산문 2016.01.09

구에디우마(Guediouma M Sanago)

안녕? 말리에 사는 구에디우마(Guediouma M Sanogo)~ 너를 안지도 몇 년이 훌쩍 지났는데 자주 소식 전하지 못해 미안했어. 매년 크리스마스 카드와 편지로 소식은 전했지만 말이야 14살의 남자 아이면 한창 몸과 마음이 성숙해질 때인 것 같구나. 아마도 사춘기가 와 있을 지도 모르겠네.(^^) 네가 늘 좋아하는 운동(축구)도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긍정적으로 밝게 생활하리라 믿는다. 네가 영어공부에 열중이라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구나. 수학도 좀 재미있어 졌는지 궁금하구나. 방과 후에 밭일 돕기와 담쌓기등으로 집안 일을 도운다니까 너무 기특하고 많이 칭찬해주고 싶구나. 점점 의젓하고 씩씩한 남자로 자라고 있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 정말 멋져! 가능할 지는 모르지만, 정말 기회가 된다면 너를 꼭 ..

나의 산문 2015.07.29

도반(道伴)

도반(道伴)은 작은 의미로는 불법의 도를 함께 공부하고 깨우쳐나가는 길에 동행하는 동반자이자 친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도반은 단순히 종교적으로 국한된 작은 의미 이상을 포괄하는 깊은 뜻을 지니고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인연 중에 같은 생각과 비슷한 마음의 크기로 세상을 읽고, 교감하고 인생의 여정을 함께 걸어 갈 동반자를 몇 명이나 만날 수 있으며 그 귀함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 것인가. 혈연과 필연적 인연으로 엮어진 관계에서 벗어나 더욱 넓고 따뜻한 눈빛과 믿음으로 교감하고 서로에게 깨우침과 나아갈 길을 일깨워주는 아름다운 존재들이다. 모두가 스승이고 친구이고 경이로운 인생의 디딤돌이 되는 귀한 인연들이다. (2015, 5/17 가평 축령산에서) 명상요가 힐링캠프..

나의 산문 2015.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