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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꽃 /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21. 10. 14. 19:08

불타는 꽃  외 1편

 

금동원 

 

꽃이 불타고 있다

트랙터로 갈아엎어도 끝없이 피어오르는 꽃

땅 빛으로 솟아오른 화려한 상승

저 스스로 몸을 태우는

불에 탄 향기는 꽃향기인가

 

핏물이 흘러 가슴을 적시고

바싹 마른 꽃대에 배어 나오는 비애

생명을 다한 것이 아니라

헌신의 기쁨을 깨닫는 것이 아니라

태워지는 슬픈 꽃

 

꽃이 사라져가는 계절이다

화장터로 변한 꽃밭에서 짧은 일생을 보내고

공급도 없고 가격도 없어

거베라*가 불태워진다

코로나가 꽃을 태운다

 

*축하용 화환을 만드는데 많이 쓰인다

 

2021 《서정시학 가을호》,(통권 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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