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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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우화의 강(마종기作)

우화의 강 마 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

[스크랩] 봄날(신경림作)

봄날 신 경림 아흔의 어머니와 일흔의 딸이 늙은 소나무 아래서 빈대떡을 굽고 소주를 판다 잔을 들면 소주보다 먼저 벗꽃잎이 날아와 앉고 저녁놀 비낀 냇물에서 처녀들 벌겋게 단 볼을 식히고 있다 벗꽃무더기를 비집으며 늙은 소나무 가지 사이로 하얀 달이 뜨고 아흔의 어머니와 일흔의 딸이 빈대떡을 굽고 소주를 파는 삶의 마지막 고샅 북한산 어귀 온 산에 풋내 가득한 봄날 처녀들 웃음소리 가득한 봄날 ............................................................................................ 봄은 왠지 늘 화사하고 꽃처럼 화려하다고 생각하지요. 연두빛의 사랑스러움과 화려한 꽃들의 색감과 향취들... 하지만 이런 봄도 아름답지요^^ 아흔의 ..

[스크랩] 너에게 묻는다

너에게 묻는다 안 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새삼스럽지만 나는 너에게 묻는다. 너는 나에게 묻는다. 내가 아직도 너에게 의미가 있는 존재인가. 우리들은 너무나 익숙해진 관계와 관계속에서 무덤덤하게 잊혀져 가는 존재들이 되고 있는건 아닐런지 너와 나, 우리와 우리들, 다시 생각해보는 뜨거운 밤 되세요. 출처 : pajuworld 글쓴이 : 참치 원글보기 메모 : 글쓴이 :금동원

[스크랩] 키스,키스,키스!

키스, 키스, 키스! 신 현림 떠드는 말이 부딪혀 상처와 이별을 만들고 따뜻한 수증기로 스미면 마음의 키스가 되지 키스,키스,키스! 번역해서 뽀뽀는 얼마나 이쁜 말이니 삶이 아프지 않게 시원하게 말은 사려깊은 타월이 돼야지 매순간 모든 이로부터 버려질 쓰레기까지 뽀뽀하는 마음으로 "네 일은잘 될거야 네 가슴은 봄 바다니까" 인사하는 바로 그것, 삶이 꽃다발처럼 환한 시작이야 ........................................................................................... 무심코 뱉아내는 말 한 마디가 오늘밤도 누군가를 죽이고 있을 지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키스의 느낌으로 예쁜 뽀뽀의 기분 좋음으로 오늘 하루도 환하게 말해보아요..

[스크랩] 소 주

소 주 유 안진 벗이여, 만날 때는 우리 소주로 만나자 시인 릴케는 친구 발레리를 맞이하기 위해 초등학교 운동회날같이 만국기를 매달아 휘날리게 했다지만 벗이여, 붉은 포도주잔 높이 부딪쳐가며 피 같은 맹세로 같이 젖고 싶다마는 우리 세잔느 그림 속 마른 인물이 되어 우리 같이 서로 편한 소주나 홀짝거리며 목줄기 뜨겁게 뎁혀보자꾸나 쓰거웁고도 들큼하게 사는 맛에 절어들며 더불어 껴안고 목메이고 말자 말자. .................................................................................................... 쌉쌀하고 들큰한 소주 한잔 마주하고 앉아만 있어도 좋은 그런 벗 한 둘 있다면 우리네 인생도 살만 하지요^^ 나이 들 수록 ..

[스크랩] 노을 속에 숟가락 넣고

노을 속에 숟가락 넣고 김 혜순 이제 노을이나 먹고 싶어. 밤은 늘 무겁고 별들은 너무 시었어. 햇빛 조금, 구름 조금, 싱싱한 하늘 조금. 이제 거짓말 같은 노을이나 먹어 둘래. 은빛 숟가락아 진군하라 일순의 감격처럼 노을은 쉬이 녹고 검은 보리떡 밤이 오리니 미친 듯이 퍼 올리려므나, 저 노을이나. 배추 한 포기 저 물고기 한마리 무얼 먹고 사는 줄 알아? 피로 쑨 죽 한 사발 저거나 먹어둬야. 미친 듯이 퍼 올려야지, 저 노을이나. .................................................................................................... 여러분 노을을 맛본 적 있어요? 햇빛과 구름, 혹은 바람의 맛은 기억나세요? 문득 자연을 ..

카테고리 없음 2007.02.08

[스크랩]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나 희덕 우리 집에 놀러와. 목련 그늘이 좋아. 꽃 지기 전에 놀러와. 봄날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화하던 그에게 나는 끝내 놀러가지 못했다. 해 저문 겨울날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나 왔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는 못 들은 척 나오지 않고 이봐. 어서 나와. 목련이 피려면 아직 멀었잖아. 짐짓 큰소리까지 치면서 문을 두드리면 弔燈 하나 꽃이 질 듯 꽃이 질 듯 흔들리고, 그 불빛 아래서 너무 늦게 놀러온 이들끼리 술잔을 기울이겠지. 밤새 목련 지는 소리 듣고 있겠지.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그가 너무 일찍 피워올린 목련 그늘 아래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