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나의 소식 103

조승래 시인의 시통공간(詩通空間).176 - 금동원

조승래 시인의 시통공간(詩通空間).176 - 금동원기자명 뉴스경남  입력 2024.09.12 11:17 수정 2024.09.12 15:30 댓글 0  임플란트 금 동 원   어른이 된다는 것은스무 개의 유치를 버리고 서른두 개의 성숙을가능한 잘 보존하는 의무도 있다영구치 스물여덟 개 사랑니 네 개를죽는 날까지 모두 간직하는 건욕심을 넘어 탐욕이다쉽지 않은 방어벽을 구축하며 버텨보지만뾰족한 혹은 허술한 그 어디쯤비참하게 텅 빈 구멍들잇몸에서 떨어져 나간 시어 조각들 사이로진실이라 믿었던 위선의 시 쿠데타영원할 거라 믿었던 물질의 덩어리욕망의 사치스러운 배열더 견고해질 희망으로 존재의 문장을 세운다하나둘 늘어가는 작품들희소가치가 있게 소수만 소장하고 싶다더는 새로운 공간을 제공할 수 없다예술이라는 흔적이너무..

나의 소식 2024.09.25

2024 무크지《상상탐구 》10호

아버지 외 1편   금동원  당신도 한때는 푸른 남자였습니다눈빛은 뜨겁고 입매는 담백했던가슴 깊숙이 품었던 연정만큼 모든 것을 꿈꾸었고그때는 그거면 다 품은 거라 믿었던 시절청춘도 사랑도 떠나고 남은 건 역겨운 세월뿐희미한 미소에 감춰 둔 회한이미 사라지고 없는 하얀 기억들그래도 후회는 마십시오아쉬움과 연민으로 동정받지 마십시오당당한 눈빛과 연둣빛 목소리에서아름다운 한 남자의 푸른 일생을 기억합니다결코, 잊을 수 없는 남자아버지, 사랑합니다   시아버지의 제사  오늘은 시아버지가 오시는 날이다아버님 오셨습니까아버님 돌아가신 날은 짙푸른 가을이었습니다어찌나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달던지햇살은 무르익어 향기롭고온 세상이 적당히 풍요롭고 평화로웠지요가끔 높고 파란 가을하늘을 보면짙은 그리움 한 조각 구름 되어 ..

나의 소식 2024.08.03

베트남 쌈을 먹으며/ 금동원

베트남 쌈을 먹으며   금동원  알록달록 예쁘고 맛있는 시가 그리운 날다양하게 차려진 시 재료 앞에서이런 시를 쓰기도 합니다하얀 접시에 무지갯빛으로 켜켜이 신선한 시어를 담으면 한 마리 공작새가 날개를 펼친 듯 화려해지는 베트남 쌈  뜨거운 물 속에 얇은 라이스페이퍼를 담그면시가 적당하게 녹아 흐물거리죠무엇을 섞어 나의 맛을 만들까채소만 담기도 하고고기나 새우를 섞어 돌돌 말기도 하고보지기처럼 묶어서 먹기도 합니다. 고소한 땅콩 소스를 좋아하지만생선 액젓 소스로 찍어 먹기도 해요퇴고의 고민과 갈등을 거치면가장 맛있고 풍부한 시의 쌈이 만들어지고다음 쌈은 더욱 풍성하고 흥겨울 수 있도록 오물거리며이렇게 시를 쓰는 날도 있습니다 -《여성문학》,( 2024년 6월, 통권 제2호)

나의 소식 2024.07.06

사유의 방

[글감이 있는 그 곳] 사유의 방  금동원   아주 어린 시절의 이미지 하나가 떠오른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우리 사 남매는 무조건 시골 외갓집으로 향했다. 아들 없는 딸부잣집 막내딸이었던 엄마의 친정 부모님에 대한 효도법이었다. 시끌벅적하고 신나는 꿈같은 며칠을 보내고 나면 허전하고 섭섭해하실 외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위해 볼모처럼 나는 며칠을 더 지내다 오곤 했다. 울적한 마음에 시골집 뒤 툇마루에 홀로 앉아 석양을 바라보곤 했다. 나와 황금빛 노을, 둘만이 마주 바라보고 느꼈던 고요한 명상의 시간. 지금에 와서 헤아려보면 어린 마음에도 그 순간은 설명할 수 없는 뭉클한 감동으로 마음이 차분해지는 열린 사유의 공간이자 위로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글을 쓰는 작가에게는 대부분 좋아하는 자신만의 특별한 장소..

나의 소식 2024.05.24

표제시/ 시 속의 애인

시 속의 애인 금동원  애인은 내가 좋아하는 푸른 빛으로물 속에 잠겨있다돌연 반사되어온몸은 파랗게 멍들고세포 하나하나의 숨구멍은 모두 열려있다 도망쳐!어서 달아나기를 사랑은 언제나 그림처럼 액자에 묶여벽에 걸려있고사람들은 서성인다, 무언가를 탐문하듯 어땠어요?물 속의 애인에게 묻는다 봄은 돌아오고 또 돌아간다비는 내리고 또 멈춘다문득 물 속에 잠겨 점점 짙어지는푸른 빛의 애인을 향해 손짓한다 우리는 갇혔어요삶과 죽음 사이에시와 시인 사이에치마와 바지 사이에과거와 미래 사이에마지막까지 물 속에 있다시 속의 애인이여 -월간 《시인》, (2024년 5월호, 통권 13호)

나의 소식 2024.04.25

어떤 선택

어떤 선택 금동원 오늘 매우 가까운 지인의 '선택'에 대한 고민에 관여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직장처럼 열정적으로 마음을 다해 일했던 봉사단체를 스스로 떠날 때가 왔다고 느낀 것이다. 즉흥적이거나 충동적인 감정이라기보다 여러 가지 정황상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작별의 때인 것 같다고 했다. 당당하게 자신의 선택을 존중하고 홀가분하게 떠나면 될 줄 알았는데 너무 괴롭다고 했다. 그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은 그 선택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동체의 중심에서 활동반경을 벗어나 관심의 바깥으로 사라져야 한다는 두려움, 외로움, 박탈감과 소외감이 너무 크다고 했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그 상황에 맞닥뜨려지니 생겨난 심경이 당황스럽고 불편하다고 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며 고민..

나의 소식 2024.03.26

희미하게 찍힌 아쉬움과 그리움의 흔적들

희미하게 찍힌 아쉬움과 그리움의 흔적들 수필 입력 2024.01.22 11:44 수정 2024.01.22 11:59 기자명강수연 기자 금동원 산문집 《사랑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가볼 만한 길이다》(도서출판 답게)가 나왔다. 이 책에는 산문 50여 편이 실렸다. 저자가 “소소하고 오래되어 어느새 너무 낡아버린 나의 지나간 시간을 애틋함으로 묶었다”라고 말했듯, 이 책에는 그립고도 아쉬운 추억이 곳곳에 묻어난다. 저자는 “사람을 멀리하고 싶은 날이 있다. 말도, 글도, 진심도, 침묵도 세상 모든 것이 비수처럼 되돌아와 마음이 힘겹고 어려운 날에는 더욱 공방이 그립다”며 도자기 공방을 찾는다. 또한 “추억은 공간에 대한 기억”이라며 오래전 엄마와 함께했던 창경원 벚꽃 나들이를, 은행잎 수북이 쌓이는 가을이면 모..

나의 소식 2024.01.22

금동원 시인 첫 산문집 ‘사랑은…가볼 만한 길이다’ 펴내

금동원 시인 첫 산문집 ‘사랑은…가볼 만한 길이다’ 펴내 김봉현 선임기자 (mallju30@naver.com) 입력 2024.01.17 11:24 댓글 1 모든 것을 견디어내는 것이 그것이라 했다. 누군가는 생을 거듭해 반복하는 인연이라 한다. 또 누군가는 진심으로 끌리는 것이라 했다. 저자 금동원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가볼 만한 길이라 말한다. 바로 ‘사랑’이다. 시로 등단하여 20년째 활발한 작품활동 중인 금동원 시인의 첫 번째 산문집 『사랑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가볼 만한 길이다』가 출간되었다. 도서출판 답게. 값 1만8000원. 금동원 시인의 첫 산문집『사랑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가볼 만한 길이다』. 도서출판 답게. 값 1만8000원.ⓒ제주의소리 저자가 일상에서 새롭게 만난 세상을 바라보면서 얻은 깨달..

나의 소식 2024.01.17

도자기, 가족, 영화, 책...내가 사랑한 모든 것들

도자기, 가족, 영화, 책...내가 사랑한 모든 것들 김나영 기자 승인 2024.01.17 17:15 금동원 시인 첫 산문집 ‘사랑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가볼 만한 길이다’ 도자기와 가족, 영화, 책…. 아련하게 뒤돌아보니 희미하게 찍힌 아쉬움과 그리움의 흔적들이 한 권의 산문집에 담겼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금동원 시인이 자신이 사랑한 모든 걸 어루만진 첫 산문집 ‘사랑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가볼 만한 길이다’다. 금 시인은 이번 산문집에 대해 “소소하고 오래돼 너무 낡아버린 시인 자신의 지나간 시간들을 애틋함으로 묶어냈다”고 고백했다. 작품은 때로는 원거리에서, 때로는 근거리에서 시인의 삶과 사랑에 대한 생각을 비춘다. 주기적으로 도자기 공방을 찾아 도자기를 빚는 시인의 일상은 앞치마를 걸친 작가 모습이 ..

나의 소식 2024.01.17

이명耳鳴/ 금동원

이명耳鳴 금동원 코로나를 앓고 난 후 포착되기 시작한 이 세계의 휴유증 귓속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미지의 새로운 관계 형성이다 새싹 올라오는 소리 가랑비 걸음처럼 초가을 어린 여치 울음소리 세차게 밀려왔다 부서지는 겨울 파도처럼 다가섰다 스르르 사라져버린다 존재 자체를 확인할 길 없지만 없다고 부인할 수도 없는 알지 못했던 공간의 낯선 감각 아주 가깝게 자주자주 조곤조곤 은밀한 비밀을 나누는 사이다 -《여성문학 》 , (2023년 창간호)

나의 소식 2023.11.30

가을빛/ 금동원

가을빛 금동원 황금빛 들녘에 뿌려진 따뜻하고 화사한 문득 고소한 밥냄새 같은 그리움이 눈이 부시게 빛나는 시간을 껴안는다 번지고 번지며 퍼져가는 퍼지고 퍼지며 번져가는 구름을 뚫고 내려앉는 은총같은 가을빛 가슴시리게 흔들리는 마음 기억이 불러들인 서늘한 바람 기도처럼 기적처럼 축복의 강물이 넘실거리며 흘러간다 -《노래하는 은행나무》, (시와 에세이, 2023)

나의 소식 2023.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