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속의 애인 금동원 애인은 내가 좋아하는 푸른 빛으로 물 속에 잠겨있다 돌연 반사되어 온몸은 파랗게 멍들고 세포 하나하나의 숨구멍은 모두 열려있다 도망쳐! 어서 달아나기를 사랑은 언제나 그림처럼 액자에 묶여 벽에 걸려있고 사람들은 서성인다, 무언가를 탐문하듯 어땠어요? 물 속의 애인에게 묻는다 봄은 돌아오고 또 돌아간다 비는 내리고 또 멈춘다 문득 물 속에 잠겨 점점 짙어지는 푸른 빛의 애인을 향해 손짓한다 우리는 갇혔어요 삶과 죽음 사이에 시와 시인 사이에 치마와 바지 사이에 과거와 미래 사이에 마지막까지 물 속에 있다 시 속의 애인이여 -시집 『시 속의 애인』, (서정시학,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