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나의 소식 105

금동원 시집 『시 속의 애인』

시 속의 애인 금동원 애인은 내가 좋아하는 푸른 빛으로 물 속에 잠겨있다 돌연 반사되어 온몸은 파랗게 멍들고 세포 하나하나의 숨구멍은 모두 열려있다 도망쳐! 어서 달아나기를 사랑은 언제나 그림처럼 액자에 묶여 벽에 걸려있고 사람들은 서성인다, 무언가를 탐문하듯 어땠어요? 물 속의 애인에게 묻는다 봄은 돌아오고 또 돌아간다 비는 내리고 또 멈춘다 문득 물 속에 잠겨 점점 짙어지는 푸른 빛의 애인을 향해 손짓한다 우리는 갇혔어요 삶과 죽음 사이에 시와 시인 사이에 치마와 바지 사이에 과거와 미래 사이에 마지막까지 물 속에 있다 시 속의 애인이여 -시집 『시 속의 애인』, (서정시학, 2020)

나의 소식 2020.03.08

《 독서가 힘이다 4 》

자기 구원의 글쓰기 -이승우 《캉탕》을 읽고 금동원 우리는 모두 과거를 살아왔다. 타인은 알 수 없는 제각각의 비밀스러운 삶의 의미들을 품고 누구나 어제를 걸어왔다. 나는 잘 살아왔는가. ‘나’라는 존재는 과거를 관통해오면서 ‘현재’라는 시간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살고 있는가. 오늘은 내일의 과거이자 어제의 미래다. 살아 있는 한 지나온 시간들로부터, 앞으로 살아갈 시간으로부터,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다. 상처와 흔적으로부터 도망쳐 아주 먼 곳으로 숨고 싶었던 적은 없었는가. 지금 살고 있는 ‘여기’를 떠나고 싶을 때는 없는가. 과거의 시간으로부터.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아예 돌아가지 않고 사라지고 싶었던 시간은 없었는가. 캉탕에 모인 세 남자의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다른 세계로의 동경은 이 세계로의 ..

나의 소식 2019.12.10

≪독서가 힘이다 3≫

SF로 마주한 진실, 우리들의 이야기 - 옥타비오 버틀러의 『킨(Kindred)』을 읽고 금동원 우리들이 사는 현실은 이미 일차원적이고 평면적인 삶을 벗어난 지 오래되었다. 우리가 상상하던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꿈들은 이미 오래 전 현실이 되어 생활 속으로 깊이 파고 들어와 있다. 3D, 4D의 공간적 차원돌파와 알파고의 등장은 어떤 의미에서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이다.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일상을 우리는 매일매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옥타비오 버틀러의 [킨]은 특별한 독서 체험이면서 시공을 초월한 사유의 진폭을 강하게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시간적으로는 1976년 현재에서, 무려 161년 전인 1815년에 이르는 시차가 있다. 공간적으로도 미국 서부 로스엔젤레스에서 몇 마일 떨어진 엘터..

나의 소식 2018.12.23

가을 이야기 / 금동원

가을 이야기 외 2편 금동원 모두 떠난 빈 들녘엔 제 그림자뿐인 볏단 몇 그루 우두커니 서있네 사라져가는 아쉬움으로 짧게 머무는 애틋함으로 단풍든 눈동자 마음에 까지 쌀쌀한 찬바람은 조용히 가을을 섞고 있네 침묵하는 너의 이야기 아직 갈 길은 멀고 눈도 내리지 않았는데 길 잃은 철새 어둑한 하늘로 날아오르네 찬찬히 물들어 가는 그리움은 서늘하게 쌓여가고 낙엽을 두고 가을은 가네 -하동 악양면 『평사리 497번지』, (2018, 하동 박경리문학관)

나의 소식 2018.10.15

금동원 시인의「봄 날아간다」해설

금동원의「봄 날아간다」 —질서 있는 순환의 예찬 꽃 피거나 말거나 바람 불거나 말거나 강물 흐르거나 말거나 이슬비 내리거나 말거나 경쾌한 스텝이다 아름다운 폭력이 다가선다 햇살 전멸된다 늘 그랬듯이 봄 날아간다 ―「봄 날아간다」 전문 순환하는 사계절 속에서 시인은 봄을 주목한다. 그리고 ‘날아가는 것’에 대하여 시를 쓴다. 전연 8행으로 짜인 이 시는 외형적으로는 ‘봄날의 서정’을 노래하는 것 같지만 삶의 본질에 대한 이중적 의미를 겹쳐 놓았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온다. 가고 오는, 오고 가는, 계절의 순환 속에서 금동원은 세상을 관조한다. 한 계절의 끝에 서서 희열을 느끼며 이 시를 썼는지, 울적한 마음으로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시적 형상화에서 짧은 시의 매력을 드러낸..

나의 소식 2018.09.01

수련의 노래/ 금동원

수련의 노래 금동원 풍요와 깊이의 마음자리 더러움까지 품은 봉오리의 힘이여 비우고 내려놓은 공간을 읽는 힘이여 절정에서 마음을 털고 연밥으로 영그는 단단함으로 질척한 진흙뻘에 단아한 표정으로 꽃꽂이 해두고 붉은 수줍음 영영 두고 보려하는 연심이여 - 제 16회 부여서동연꽃축제 초대 시사진전에서- 초대의 글 부여서동연꽃축제에 초대합니다. 6대 대표 프로그램을 준비하였습니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유네스코 세계유산등재 지구인 우리 부여를 방문해 주신 국내외 관광객 여러분! 그리고 군민 여러분을 기쁜 마음으로 환영합니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와 용(龍)의 신화가 살아 숨쉬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정원인 궁남지에서 7월 6일부터 7월 15일까지 열흘간의 일정으로 부여서동연꽃축제가 개최됩니다. 올해로써 16회를..

나의 소식 2018.07.06

제23회 책읽기 한마당- 시울림 오중주

화사랑으로모여라 금동원 신촌역에서 출발하는 순환 교외선을 타고 백마역에 내리면 그곳엔 화사랑이 있다 시간은 먼지처럼 쌓여 나는 과거가 되었지만 사랑하고 노래하던 우리는 여전히 그곳에 살아있다 색 바랜 청바지에 통기타 웃음과 휘파람소리만으로 세상을 껴안고 입 맞추며 겁 없이 달려가던 설렘이 있던 곳 청춘은 가고 없지만 사랑도 수줍음도 노래도 흑백사진 속 그녀처럼 거기 그대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 기차를 타고 반드시 백마역에서 내려 걷자 화사랑에 모여 담배연기에 이별을 이야기하고 첫사랑의 재회를 꿈꾸며 텁텁한 막걸리 한 잔과 파전을 건네주고 양희은의 아침이슬이라도 불러보자 긴 밤을 지새우며 걸었던 둑길 새벽이슬을 묻히며 도망치던 젊음 그리고 사라진 사랑과 우정들 화사랑으로 모여라 반드시 백마역에 내려 ..

나의 소식 2018.03.13

2017 書로多讀 사화집 ≪독서가 힘이다≫

2017 書로多讀 사화집 ≪독서가 힘이다*2≫ 출간 ――3·5배판 168쪽‖ 값 15,000원‖ 계간문예출판부 계간문예 | 2016년 12월 15일 지난 12월 28일 오후 4시 동의빌딩 열린홀에서 제2회 書로多讀작가상 시상식 및 사화집 《독서가 힘이다》2호 출판기념회를 개최했습니다. 금동원 시인의 사회로 진행된 이 행사에는 서로다독독서포럼 회원을 비롯하여 문인 5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행사에서 류인혜수필가와 홍재숙 수필가가 공동으로 제2회 서로다독작가상을 수상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에 나오는 한 부분을 발췌해 서로다독회원들이 함께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2017년 올해 함께 읽고 토론한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1월 17일 장 그리니에 《섬》 2월 21일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

나의 소식 2018.01.09

웅숭깊다 -내가 사랑하는 우리말 우리글

[내가 사랑하는 우리말 우리글] 웅숭깊다 금동원(시인) 어린 시절 시골 외가에 있던 우물 속을 내려다보며 알 수 없는 두려움과 함께 신비로운 상상을 하곤 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화 속 동물이 살 것도 같고, 들은 적 없는 슬픈 전설의 비밀을 품고 있는 것도 같았다. 그 때 가슴 밑바닥부터 차오르던 묘하게 벅찬 감정이 웅숭깊은 느낌이라는 걸 다 커서 알게 되었다. ‘웅숭깊다’라는 말은 본래 우묵하고 깊숙하여 잘 드러나지 않는 장소나 물건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깊고 넓은 학문의 세계를 나타낼 때 쓰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는 주로 사람의 성품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만나면 기쁨과 큰 위로가 되는 온화하고, 도량이 넓고, 속이 깊은 사람의 인품을 가리킨다. 웅숭깊은 사람은 왠지 모를 든든함..

나의 소식 2017.12.09

『시울림 오중주』- 울림 詩 모음

『시울림 오중주』- 울림시모음 작가상세정보 | 관심작가 등록 강우식,김창완, 차윤옥, 강외숙, 금동원 지음 | 계간문예 | 2017년 11월 20일 출간 ○목차 강우식 - 하모니카를 꺼내 쓸쓸히 문대보는 묵음의 하루 종이학 세족계 운주사 와불 암자 와불선사 별 내 아내 필생 어머니의 물감상자 명태 토마토를 혼자 먹는 법 사랑의 문장 불륜시편 알렉산드리아에서 페테르부르크의 백야 김창완 - 그대가 때리지 않으면 나는 울지 못하는 북입니다 너무 먼 사랑 별이 저렇게 아름다운 까닭은 우리가 어느 별에 함께 태어나 고래를 기다리며 길이 다한 곳에 갈대의 말 마침내 겨울이 가려나 봐요 기러기 바다의 사랑법 무엇이 되면 무엇 하리 화사처럼 우리의 질문서 오래된 일기 밥상 앞에서 통일로 코스모스 차윤옥 - 내 뼈에 구..

나의 소식 2017.12.04

『평사리 497번지』 -2017 토지문학제 기념사화집

모과 木瓜 외 2편 금동원 시간을 견디며 익어 온 그윽하고 달달한 사색의 과즙 시린 겨울을 보내며 거둔 견실한 무게의 빛나는 결실 발긋한 볼 빛의 유혹 못난 열매의 유혹적인 미소와 화사하게 상기된 표정 속에 숨어있던 오만한 향기 깊이 숨겨뒀던 짙은 몸짓에 청초한 도발이 묻어나는 오로지 향과 맛으로만 기억되면 안돼 봄부터 오랜 시간 모멸과 인내로 버텨낸 분홍색 꽃빛을 만난 적이 있다면 황금빛 사랑의 열매에 박수쳐야 하리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497번지』,(2017, 평사리 문학관) 【하동=뉴시스】김윤관 기자 = 경남 하동군이 주최하고 토지문학제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2017 토지문학제'가 14~15일 이틀간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 하동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 일원에서 ‘평사리의 너른 품, 문학을 품다..

나의 소식 2017.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