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나의 취미 85

이제부터는 기다림이다

이제부터는 기다림이다. 흙덩어리를 반죽하고, 물레 작업으로 두 개의 반달을 성형하고, 굽을 깎고 다듬으면서도 기다림을 먼저 떠올린다. 질문만 있고 해답은 없는 침묵의 시간을 견뎌야 하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이제 겨우 한 고개를 넘겼을 뿐이다. 건조 , 견고한 건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흙이 자연스럽게 말라가는 중이다. 초벌을 견디고 재벌을 견딜 날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 기다림을 통해 오늘도 인내와 희망을 배운다. 여섯 번째 도전이다. 바삭한 흙바람으로 사랑의 물기가 사라질 때 까지 격정의 열기가 멀어질 때 까지 오랜 시간을 견뎌온 목마름이다 -《시속의 애인》 중에서

나의 취미 2020.09.06

매미소리가 그립다

여름이다.무더위와 장마가 번갈아가며 답답한 마스크와 더불어 우리를 힘들게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신에 능한 여우처럼 교활하고 끈질기다. 세상은 점점 오리무중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사람들은 익숙해진 코로나의 일상에 무기력하게 젖어든다. 장마가 지나가면 한낮의 뜨거운 퇴약볕 속에서 곧 매미소리가 들릴 것이다. 긴 기다림과 짧은 일생을 울음으로 노래하는 매미소리가 나는 지금 그립다.

나의 취미 2020.07.08

그 모습 그대로 단 하나다

달항아리는 반드시 넘어야 할 고개(嶺)의 다른 이름이다. 그것은 새출발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마지막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작업할 때마다 내 의도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니 마음을 비우는 건 당연한 일이다. 원했던 대로 완성될 리가 없다. 그래서 도전은 늘 새롭고 또 늘 실패다.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하지만 세상에 단 하나 뿐이라는 것만은 진실이다. 언제나 다시 시작할 뿐이다.

나의 취미 2020.06.05

올가을 더욱 푸르게 사랑하기를

코발트로 물든 투명하고 상쾌한 하늘빛! 문득 올려다 본 가을 하늘의 눈부신 푸른빛이 설렘과 잔잔한 그리움으로 서서히 번져간다. 짙어진 마음도 덩달아 푸른빛으로 물든다, 부드럽고 서늘하게 부는 바람의 감촉이 가을사랑을 떠올린다. 올가을 더욱 푸르게 사랑하기를, 더욱 경건하고 거룩해지기를, 더욱 깊고 드높아 지기를...

나의 취미 2019.10.20

함께 가는 길

함께 가는 길, 언제나 감사와 기쁨으로 기도할 수 있기를, 언제나 설렘으로 그리워할 수 있기를, 길가에 핀 덩굴장미처럼 마주보고 활짝 웃을 수 있기를, 따뜻한 손의 온기와 부드러운 눈빛으로 마음의 평온있기를, 함께 위로하며 울어줄 수 있기를,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삶을 사랑할 수 있기를, 하루하루 언제나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날들이기를, 언제나 눈이 부시게

나의 취미 2019.06.06

작은 상을 차려보자

살갗으로 스며드는 따사로운 햇살 사이로 5월도 (아직 반이 남았거나) 벌써 반이 지났다. 서늘한 강바람과 함께 걷고 사색하는 동안 꽃들은 피었다 지고, 한강 산책로의 어수선하고 활기찬 사람들의 발소리에서 성큼 다가서는 여름을 느낀다. 흘러가고 사라지는 모든 것을 사랑하자. 고요와 침묵의 마음으로 봄의 살결을 느껴보자. 누군가를 정성스럽게 대접하는 마음으로 오월의 햇살과 바람을 그릇에 담아내어 작은 상을 차려보고 싶다. (참치)

나의 취미 2019.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