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詩 이모저모 99

화안애어(和顔愛語)-항상 따뜻한 얼굴로 사랑스럽게 말하라

경주의 상징물이자 신라의 미소로 알려진 ‘얼굴무늬 수막새’ ■화안애어(和顔愛語)-항상 따뜻한 얼굴로 사랑스럽게 말하라 -대무량수경 불교에서는 인간 행위의 근원을 몸(身), 입(口), 마음(意)으로 나누고, 이를 삼업(三業)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행위는 대개 몸짓, 말, 마음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으뜸인 것은 마음(意)이다. 왜냐하면 마음(생각)이 움직여 몸이 이를 행하고 다시 그 생각이 말로서 전해지기 때문이다. 은 모든 것은 마음에서 이루어지고 마음이 행하고 있으므로 마음의 움직임을 자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마음이 탐욕을 조장하고 마음이 화를 조장하고 그 마음이 어리석음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이 마음만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성자가 되지 못할 사람은 아..

詩 이모저모 2017.12.16

독일시인론/ 김주연

이번 에서 진행하는 제10기 남산시학당의 초대강사는 김주연 선생님(문학평론가)이시다. 12강(講) 동안 12명의 독일 시인을 소개하고, 그들의 대표적인 시 두 세편을 강독하는 짧은 강의지만 무척 알차다. 학부시절 친구 학교의 교실에서 청강을 했던 추억이 떠오르며 새삼 감회가 새롭다. 워낙 저명한 1세대 문학 평론가이기도 하고 , 김현, 김치수, 김병익과 더불어 [문학과 지성]을 창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국 문학평론의 중추적 역활을 했던 분이기에 더욱 수업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함께 했다. 큰 목마름에 아주 소박한 갈증을 해소하는 것에 불과하겠지만, 강의를 듣는 시간동안은 다시 대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 내내 행복하고 즐겁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노발리스, 프리드리히 휠더린, 고..

詩 이모저모 2017.11.30

내가 좋아하는 가을 시 두 편

가을 마을 황지우 저녁해 받고 있는 방죽둑 부산 억새밭, 윗집 흰둥이 두 마리 장난치며 들어간다 중풍 든 柳氏의 대숲에 저녁 참새 시끄럽고 마당의 殘光, 세상 마지막인 듯 환하다 울 밖으로 홍시들이 내려와 있어도 그걸 따갈 어린 손목뎅이들이 없는 마을, 가을걷이 끝난 古西 들에서 바라보니 사람이라면 핏기 없는 얼굴 같구나 경운기 빈 수레로 털털털, 돌아오는데 무슨 시름으로 하여 나는 동구 밖을 서성이는지 방죽 물 우으로 뒷짐진 내 그림자 나, 아직도 세상에 바라는게 있나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 1998, 문학과 지성사) 黃芝雨, 본명 : 황재우1980년대 민주화 시대를 살아온 지식인으로서 시를 통해 시대를 풍자하고 유토피아를 꿈꾼 시인. 그의 시에는 정치성, 종교성, 일상성..

詩 이모저모 2017.09.28

예술가는 왜 불행과 고독을 자처하는가

■[장석주의 일요일의 문장] 예술가는 왜 불행과 고독을 자처하는가 성별 선택하기 여성 선택된 성별남성 속도 선택하기 느림 선택된 속도보통 빠름 설정을 저장하시겠습니까? 확인 취소 시속을 거스르며 한결같이 올곧게 사는 건 고독한 일 예술가의 행복은 보통 사람의 잘 먹고 잘 사는 것과는 다른 행복 ‘사람들의 생각대로 사는 것은 쉽다. 고독한 가운데 내 소신대로 사는 일도 마찬가지로 쉽다. 그렇지만 진정 위대한 사람은 군중 속에서도 고독이 주는 완벽한 달콤함을 느낀다.’-랄프 왈도 애머슨 시속(時俗)을 따라 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타락한 세상의 진흙탕에 뒹굴며 제 잇속이나 챙기며 적당히 산다한들 다들 비슷한 삶을 꾸리니 누가 나서서 나무랄 일도 없다. 예나 지금이나 남들과 달리 뾰족하고 올곧게 사는 것..

詩 이모저모 2017.09.23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신철규

다리 위에서 신철규 자동차 앞유리창에 빗방울이 점점이 박힌다 꽉 막힌 다리 위에서 우리는 어디로도 갈 수 없었다 흐린 하늘에 철새떼가 지나간다 한 무리의 새 떼가 날아가고 간간이 뒤처진 새들이 그뒤를 따른다 언제나 앞서가는 것들은 몸 속에 나침반이라도 들어 있는 듯이 단호하고 질서정연하다 뒤처진 새들의 비관과 자기 위로가 뒤섞인 중얼거림을 듣는다 터질 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지도 못하고 눈꺼풀 위를 덮어오는 땀을 닦지도 못하고 두 날개를 조급하게 위아래로 퍼덕이며 날아가고 있다 한 마리, 한 마리, 또 한 마리 저게 마지막이겠지, 하는 예상은 번번이 어긋난다 그들이 먹이를 구하고 한 계절을 보낼 안식처가 그동안 사막이 되었는지도 모르고 오로지 믿음 하나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들 그들이 떠나온 세계에는 텅 빈..

詩 이모저모 2017.08.10

베누스 푸디카 /박연준

『베누스 푸디카』 박연준/ 창비 슬픔은 어떤 자세로 태어나는가 내밀한 삶의 경험에서 차오른 투명하게 빛나는 시편들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한 이후 젊은 시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박연준 시인의 세번째 시집 『베누스 푸디카』가 출간되었다. 시인은 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앞의 두 시집과는 다른 방향의 시세계를 선보인다. 내밀한 삶의 경험 속에서 차오르는 “은밀하고도 섬세한 언어를 통해 뿜어나오는 명랑하고도 발랄한 에로티시즘의 미학”과 사회적 억압과 편견에 대항하는 독창적인 시적 목소리로서의 “부끄러움의 감수성”(조재룡, 해설)이 투명하게 빛나는 시편들이 깊은 공감과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작가 소개 朴蓮浚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덕여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4년 중앙..

詩 이모저모 2017.07.11

깨달음의 7가지 구성요소, 칠각지(七覺支)

■깨달음의 7가지 구성요소, 칠각지(七覺支) 글/ 안필섭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전임연구원) ◎칠각지 1. 마음챙김의 깨달음-염각지(念覺支) 2. 법을 선택하는 깨달음-택법각지(擇法覺支) 3. 정진의 깨달음- 정진각지(精進覺支) 4.희열의 깨달음- 희각지(喜覺支) 5.고요함의 깨달음- 경안각지(輕安覺支) 6.삼매의 깨달음-정각지(定覺支) 7.평온의 깨달음-사각지(捨覺支) ○ 염각지 깨달음을 위한 출발은 마음챙김에서 시작된다. 즉 염각지이다. 여기에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바로 자기 자신을 관찰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모든 것에 대해 관찰하는 태도를 지녀야한다. 몸에서의 반은, 떠오르는 생각, 거기에서 발생하는 감정 등을 하나하나 관찰해야 한다. 신체나 마음의 모든 영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반응을 살..

詩 이모저모 2017.06.12

윤동주와 백석이 동시에 사랑한 시인

○윤동주와 백석이 동시에 사랑한 시인 릴케(Rainer Maria Rilke) 오스트리아의 시인이자 작가이다. 우리나라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고, 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시집은 무엇일까요? 지난 2012년 한 문학잡지에서 시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위는 백석의 시집 《사슴》이었습니다. 백석은 스물다섯 살이던 1936년 1월에 시집 《사슴》을 100부 한정판으로 발간했습니다. 워낙 적은 부수라 당시에도 희귀본이었는데, 신경림 시인은 대학시절 청계천의 고서점에서 백석의 이 시집을 발견했을 때 느낀 환희를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나는 아직도 《사슴》을 처음 읽던 흥분을 잊지 못하고 있다. 실린 시는 40편이 못되었지만 그 감동은 열 권의 장편소설을 읽은 것보다도 더 컸다는 느낌이다. ..

詩 이모저모 2017.06.06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 / 이태준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 이태준 우리는 며칠 전에 김유정, 이상 두 고우를 위해 추도회를 열었다. 세속적인 모든 것을 비웃던 그들이라 그런 의식을 갖기 도리어 미안스러웠으나 스노비즘을 벗어나지 못한 이 남은 친구들은 하루 저녁의 그런 형식이나마 밟지 않고는 너무 섭섭해서였다. 생각하면 우리 문단이 있어 온 후 가장 슬픈 의식이라 할 수 있다. 한 사람을 잃는 것도 아픈 일인데 한번에 두사람씩, 두 사람이라도 다같이 그 존재가 귀중한 사람들, 그들이 한번에 떠나버림은 우리 문단이 날래 가실 수 없는 상처라 하겠다. 최초의 작품부터 자약한 일가풍을 가졌고 소설을 쓰는 것이 운명인 것처럼 만난(萬難))과 싸우며 독실일로(獨室一路)이던 유정, 재기며 패기며 산매와 같이 표일하던 이상, 그들은 가지런히 선두를 뛰던..

詩 이모저모 2017.05.27

조숙 / 이태준

조숙 이태준 밭에 갔던 친구가, “ 벌써 익은 게 하나 있네.” 하고 배 한 알을 따다 준다. 이 배가 언제 따는 나무냐 물으니 서리 맞아야 따는 것이라 한다. 그런데 가다가 이렇게 미리 익어 떨어지는 것이 있다 한다. 먹어보니 보기처럼 맛도 좋지 못하다. 몸이 굳고 집찝한 군물이 돌고 향기가 아무래도 맑지 못하다. 나는 이 군물이 도는 조숙한 열매를 맛보며 우연히 천재들의 생각이 났다. 일찍 깨닫고 일찍 죽은 그들의. 어떤 이는 천재들이 일직 죽는 것을 슬퍼할 것이 아니라 했다. 천재는 더 오래 산다고 더 나올 것이 없게 그 짧은 생애에서라도 자기 천분(天分)의 절정을 숙명적으로 빨리 도달하는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인생은 적어도 70, 80의 것이어니 그것을 20, 30으로 달(達)하고 가리라고는 믿..

詩 이모저모 2017.05.25

시여, 침을 뱉어라 / 김수영

시여, 침을 뱉어라 김수영 - 힘으로서의 시의 존재 나의 시에 대한 사유(思惟)는 아직도 그것을 공개할 만한 명확한 것이 못 된다. 그리고 그것을 조금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이러한 나의 모호성은 시작(詩作)을 위한 나의 정신구조의 상부 중에서도 가장 첨단의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고, 이것이 없이는 무한 대의 혼돈에의 접근을 위한 유일한 도구를 상실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가령 교회당의 뾰족탑을 생각해 볼 때, 시의 탐침(探針)은 그 끝에 달린 십자가의 십자의 상반부의 창끝이고, 십자가의 하반부에서부터 까마아득한 주춧돌 밑까지의 건축의 실체의 부분이 우리들의 의식에서 아무리 정연하게 정비되어 있다 하더라도, 시작상(詩作上)으로는 그러한 명석(明晳)의 개진은 아무런 보탬이 못 되고 오히려 방해..

詩 이모저모 2017.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