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나의 詩 105

서울은 외출 중/금동원

서울은 외출 중 금동원 사월의 출렁이는 도심의 꽃향연 꽃구경 나선 사람들 발걸음이 분주하다 사람과 자동차가 꽃송이보다 많은 도시는 온통 비어 있는데 봄꽃들은 어디에도 없다 인파도 자동차도 꽃들도 모두 외출 중이다 지쳐 돌아온 얼굴엔 그리운 꽃 그림자 남아 있지만 꽃내음도 꽃바람도 못 만나보고 빈 장바구니마냥 헐렁한 마음만 담아 외출에서 돌아오는 고단한 사월 봄날 서울은 모두 외출 중이다 -시집 『여름낙엽』, (월간문학출판부, 2008)

나의 詩 2015.04.10

마음에도 살결이 있어/금동원

마음에도 살결이 있어 금동원 마음에도 살결이 있어 살갑게 다독이면 윤기가 흐르지만 못 본 척 던져두면 핏빛으로 터 갈라진다 가끔씩 삶의 시간이 길목을 막아 선 자리 희망이란 단어가 짐이 되어 질 때 서로에게 그리운 상대가 되지 못하고 문득 추억이 많지 않았음을 발견할 때 절실함과 조급함 사이에서 마지막 하나 남은 용기가 힘을 잃었을 때 그리움은 커피 맛이라고 누군가 이야기 했을 때 맞는 말이라며 박수를 쳤을 때 아무 것도 가진 건 없지만 절망하기 싫을 때 감사와 아름다움이 전부이고 싶을 때 마음에도 살결이 있어 기특한 사랑이라도 듬뿍 발라 쓰다듬어 주어야 한다 -시집 『마음에도 살결이 있어』, (월간문학출판부, 2011 )

나의 詩 2015.04.02

발효/금동원

발효 금동원 글을 담급니다 순 토종의 메주콩을 골라 가마솥에 삶아내 듯 알알이 겉도는 말들이 장작더미 가득 품고 온몸으로 끓어오르는 동안 알맞게 물러 부드럽고 풍부해지면 마음으로 찧고 또 찧어 매끌매끌 토닥토닥 어르고 다듬어서 거칠하고 순박한 정성으로 묶습니다 파랗고 높아 휘파람 같은 하늘과 솜털 살며시 솟아오르는 햇살에 버무려서 세상 그늘에 잊은 채 매달아 두면 몸속에서부터 견딜 수 없어 애꿎은 곰팡이의 모습으로 꽃이 피는 날 그날이 내 생일날입니다 글이 시가 되고 시가 꽃이 되고 발효된 맛으로 태어난 기쁜 날입니다 -시집『마음에도 살결이 있어,』(2011, 월간문학출판부)

나의 詩 2014.09.29

백두산 천지에서/금동원

백두산 천지에서 금동원 창공이 열려 빛을 뿌린다 벅찬 감동의 가슴앓이로 숨이 멎는 순간 신비로운 하늘의 물길이 땅을 향해 짙푸른 그림자를 드리우고 이것은 분명한 축복이다 평생을 걸며 품었던 삶의 해답 대대로 흐르고 흘러 멈춘 적 없는 천년의 의지와 염원 오롯한 민족의 얼굴이자 뿌리이다 깊이를 모를 오묘하고 신령스러운 힘 바람이 닿아 천지를 흔들고 구름이 오가며 세상사를 섞은 짙은 코발트색의 심장은 하늘을 품고 땅을 보듬어 정결하다 빛이여, 백두산의 천지여, 민족의 영산이며 숨결인 그대여, 위엄 있고 장엄한 존재감 인간의 영역을 넘어 서기 어린 곳 시공을 초월한 영광의 이름으로 영원하리라 -2013,『지구문학』겨울호

나의 詩 2014.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