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책 이야기 473

이별없는 세대 /볼프강 보르헤르트

『이별없는 세대』 볼프강 보르헤르트/ 김주연 역 /문학과 지성사 암울했던 한 시대에 대한 처절한 고백을 담은 볼프강 보르헤르트의 작품집 『이별 없는 세대』(김주연 옮김)가 새롭게 리뉴얼된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젊음의 가장 찬란하던 시기, 역사는 보르헤르트를 참혹한 전쟁터로, 감옥으로 내몰았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죽음을 앞둔 2년 남짓의 짧은 기간 동안 병상에서 씌었으며, 그 작업이 바야흐로 궤도에 오를 즈음 그는 표표히 떠나버렸다. 스물여섯 해의 짧은 일생이었지만, 다행히 그의 언어는 오래도록 우리에게 남아 살아 있다. 이 책 『이별 없는 세대』는 이렇듯 요절한 천재 작가 보르헤르트가 남긴 작품 가운데 스물다섯 편의 단편과 열네 편의 시를 선별하여 묶은 것으로, 1975년 처음 국내에..

책 이야기 2018.11.20

설국/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作/ 유숙자 옮김 금동원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설국』에 나오는 너무나 유명한 첫 문장이다. 언제나 읽어도 늘 새롭고 환상적인 문장이다. 시미즈 터널을 뚫고 나가자 마자 맞이하는 하얀 설국의 나라......온전히 새하얀 풍경이 그대로 가슴 안으로 들어온다. 겨울이 되면 한 번씩 생각나는 눈의 나라, 사실 일본이 아니라 해도 겨울이 되면 눈으로 덮히는 풍광은 우리나라에도 많다. 개인적으로는 제주도 한라산의 겨울 산은 하얗게 눈꽃으로 뒤덮힌 나무와 어우러진 숲길과 눈길은 가히 환상적이라 말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이 떠오..

책 이야기 2018.11.17

친화력 /괴테

『친화력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저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친화력』은 “사랑의 대가” 괴테가 거장다운 면모를 한껏 드러낸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그가 25세에 쓴 『젊은 베르터의 슬픔』이 우울하고 고통스러운 사랑을 질풍노도적 감정으로 서술했다면, 60세에 쓴 『친화력』은 괴테 자신의 체험이 농축되어 사랑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이 느껴진다. 괴테는 이 작품에서 균형과 절제를 중시하는 이성적 사랑과 자연스럽고 열정적이며 때로는 맹목적이기까지 한 낭만적 사랑 중에 과연 어느 것이 사랑의 본모습과 가까운지에 대해 정밀하고 집요하게 탐구해 들어간다. ○작가 소개 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1749년 8월, 황실 고문관인 아버지와 프랑크푸르트 시장의 딸인 어머니 사이..

책 이야기 2018.10.31

작별 - 2018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작별』- 2018년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강, 이승우, 정이현, 권여선 외 /은행나무 2018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강 『작별』 출간 “존재와 소멸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경계”라는 심사위원단의 격찬을 받은 작가 한강의 「작별」을 표제작으로 한 2018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이 출간되었다. 한국문학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소설가 김유정의 문학적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김유정문학상은, 지난 한 해 동안 문예지에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별하여 시상해온, 현재 한국문학의 의미 있는 흐름을 짚어보는 계기가 되어왔다. 젊은 평론가들의 예심을 통해 스무 편의 중·단편소설들이 본심에 올랐고 소설가 오정희, 전상국과 문학평론가 김동식 세 명의 ..

책 이야기 2018.10.21

사막은 샘을 품고 있다/ 이승우

『사막은 샘을 품고 있다』 이승우 저 | 복있는사람 인간은 평생 구도자의 길을 걷는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끝없이 길을 걷는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삶의 순간을 품고 이해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문학을 가까이한다. 누군가는 쓰고, 누군가는 읽는다. 그리스도인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문학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그 내면에서 자연스레 신앙과 문학이 교직할 수밖에 없다. 예수를 향해 난 길을 걷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문학을 어떻게 향유해야 할까. 신앙과 문학을 아우르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신학을 공부한 그리스도인이자 저명한 소설가인 저자의 산문은, 그런 면에서 깊은 의의를 지닌다 ○책 속으로 이 책에 들어 있는 글들을 쓸 때 나는 젊었고, 지금보다는 순수했던 것 같습니다. ..

책 이야기 2018.10.21

어쩌면 괜찮은 나이/ 헤르만 헤세

『어쩌면 괜찮은 나이』 -헤르만 헤세 저/폴커 미헬스 편/유혜자 역 | 프시케의숲 이 책은 나이 듦과 노년에 관한 헤르만 헤세의 글을 모아놓은 선집이다. 우아한 필치의 에세이와 시, 아포리즘이 서로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교향악처럼 펼쳐진다. 헤르만 헤세는 삶의 전환기를 예민하게 포착한 소설 [데미안]의 작가답게, 나이 듦에 수반하는 여러 현상들을 투명한 지성으로 응시한다. 작가 자신이 여든 살을 넘게 살면서 깊이 통찰한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가 산뜻한 에세이와 시로 제시된다. ○책 속으로 노인들은 젊은이들을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열정은 아름다운 것이고, 젊은이들은 대단하다. 하지만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해학이 필요하다. 그것은 약간의 미소를 짓게 만들고, 심각하지 않고, 세상의 변화를..

책 이야기 2018.10.21

지상의 양식/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앙드레 지드/ 김화영 역/ 민음사 『지상의 양식』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앙드레 지드의 사상적 자서전이자, 도피와 해방의 교과서이다. 시, 일기, 여행 기록, 허구적인 대화 등 다양한 장르가 통합된 형식으로, 지드가 아프리카 여행을 통해 모든 도덕적 · 종교적 구속에서 해방되어 돌아온 후 이때의 해방감과 생명의 전율을 노래한 작품이다. 지드는 욕망에 충실하고, 순간에 온 존재를 기울이며, 모든 정신적 굴레를 벗어버리라고 말한다. 이 책은 감각으로 먼저 느껴보지 못한 지식은 무용할 뿐이며, 머리로 배운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비워버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의 시작이라고 가르치는 역설의 교과서이다. ○작가 소개 Andr-Paul-Guillaume Gide,앙드레 폴 기욤 지드1869년 11..

책 이야기 2018.10.09

읽거나 말거나 -쉼보르스카 서평집

『읽거나 말거나』 -쉼보르스카 서평집 비스와바 쉽보르스카/ 최성은 역 | 봄날의책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를 말해주는 독서칼럼은 많다. 하지만 어떤 책이 어떤 점에서 나쁜 책인지를 알려주는 독서칼럼은 드물다. 좋은 책을 알아보는 안목만큼이나 나쁜 책을 알아보는 안목도 소중하지 않는가. 책과 마주하는 순간, 쉼보르스카는 그 어떤 가식도 없이 온전히 그 자신이 된다. 폴란드 문단을 대표하는 지식인도, 존경받는 노벨상 수상자도 아닌, 순수한 ‘애호가’이자 겸허한 ‘아마추어’의 입장에서 모든 권위를 내려놓은 채, 오로지 책에만 집중한다. 그렇기에 모르는 것에 대해 절대로 아는 척하지 않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누구보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기에 때로는 혹평도 서슴지 ..

책 이야기 2018.10.09

선택된 인간/ 토마스 만

『선택된 인간』 토마스 만/ 최호 옮김/홍신문화사 근친 상간에 의한 죄악의 씨 그레고리우스는 기구한 운명의 장난으로 자신을 낳아 준 친어머니와 결혼하여 아이까지 낳게 되는 이중의 원죄를 입으면서도 열렬한 속죄의 고행을 통해 마침내는 신에 의해 선택된 인간인 교황의 자리에 오른다. 자신의 죄를 철저하게 속죄함으로써 인간성에 고귀함을 부여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 무한한 은총의 이야기는 독일의 중세시인 하르트만 폰 아우에의 서사시 를 소설화한 것으로, 잃어버린 인간성의 회복이자 인간에 대한 찬미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1929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장편소설. 인간의 원죄와 신의 은총을 다루고 있다. ○작가 소개 Thomas Mann1875년 북독일 뤼베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토마스 요한 하인..

책 이야기 2018.10.07

생의 이면/ 이승우

『생의 이면』 이승우/ 문이당 제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종교적 사유, 인간에 대한 이해와 성찰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독특한 소설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이승우가 유년을 향한 고통스러운 여행을 감행하는 한 작가의 내면을 밀도 있게 형상화한 장편 소설이다. 이 작품은 소설가인 화자 '나'가 다른 한 소설가를 추적하여 그 삶을 재구성하는 평전체란 특이한 형식으로 쓰여진 자전성 강한 소설이다. 인격 이면에 숨어 있는 근원적인 실체가 인간을 성장케 한다는 작가의 믿음으로 이 소설을 썼다는 저자는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해 대인 기피증을 가진 인물이 운명적인 사랑을 하고 신에게로 나아감으로써 그 콤플렉스를 치유, 승화시키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 문장 하나하나가 평론적이라 할 만큼 분석적이면서 깊이가 있어,..

책 이야기 2018.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