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전체 글 1829

표제시/ 시 속의 애인

시 속의 애인 금동원  애인은 내가 좋아하는 푸른 빛으로물 속에 잠겨있다돌연 반사되어온몸은 파랗게 멍들고세포 하나하나의 숨구멍은 모두 열려있다 도망쳐!어서 달아나기를 사랑은 언제나 그림처럼 액자에 묶여벽에 걸려있고사람들은 서성인다, 무언가를 탐문하듯 어땠어요?물 속의 애인에게 묻는다 봄은 돌아오고 또 돌아간다비는 내리고 또 멈춘다문득 물 속에 잠겨 점점 짙어지는푸른 빛의 애인을 향해 손짓한다 우리는 갇혔어요삶과 죽음 사이에시와 시인 사이에치마와 바지 사이에과거와 미래 사이에마지막까지 물 속에 있다시 속의 애인이여 -월간 《시인》, (2024년 5월호, 통권 13호)

나의 소식 2024.04.25

거미의 집 1, 2/ 금동원

거미의 집 1  금동원  삶의 사각지대에 아슬아슬 매달려있는공중의 거미를 무심히 바라보는 순간불가능해 보이는 일이 일어났다거미는 일자로 지지대를 만든 후 바깥에서 안쪽으로 육각형 나선의 건축 원리를 이용해밤새도록 시의 집을 짓고 시의 진실을 엮어나갔다방적돌기에서 뽑아낸 사유의 끈끈한 질문들이완벽한 방사형 그물로 완성되어 갈 때 즈음산다는 건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음도 깨닫는다사즉생의 거미 결심을 이해할 수 있겠다온몸의 진액을 모두 뽑아 공중에 매달아 놓은 불가사의한 시의 철학은눈물겹도록 눈부시고 아름답다운명처럼 화려하고 기이하다  거미의 집 2  새날이 밝자 거미줄은 위태롭고 아슬아슬하다지난밤 쉬지 않고 엮어놓은 치열한 삶의 흔적은연약하고 허술한 그물망일 뿐 몇 마리의 불나방과 잡충들만마지막 전리품처럼 ..

나의 詩 2024.03.28

낙타의 눈물/ 금동원

낙타의 눈물   금동원  살갗이 타버릴 듯한 태양 그 뜨거움 속에서묵묵히 걷는 낙타를 봤어요텅 빈 사막의 강을 건너는 낙타를 봤어요 살 속으로 박히는 따가운 흙바람에도낙타는 앞만 보고 걸었어요자신의 영혼을 끌어안고 침착한 고행자의 걸음으로낙타는 걷고 또 걸었어요 황금빛 노을을 안고슬픔의 순간으로 걸어 들어가사막의 고요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는데울음소리는 결코 들을 수 없었어요 속눈썹이 흠뻑 젖은낙타의 눈동자를 들여다본 적 있나요?깊고 푸른 오아시스의 샘물 슬픔이 굳어 다리 근육이 되고그리움이 녹아 둥근 산이 되었지요 모래의 황홀하고 신성한 빛이 강물처럼 출렁일 때 무념무상에 들어눈부신 꿈, 그 빛깔을 껴안고 가는 끈적하게 맺힌 낙타의 눈물을 바라보면나도 뜨거운 길을 나서게 돼요삶의 난해한 질문을 등에 업고..

나의 詩 2024.03.28

더덕 닭강정

더덕 닭강정 뉴제주일보 승인 2024.03.26 18:35 금동원 시인 오랜만에 속초를 다녀왔다. 예전에는 미시령 굽이굽이 가파른 길을 곡예 하듯 올라가 한계령 휴게소에서 아득한 풍광도 즐기고 울산바위의 웅장한 자태도 감상하면서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누리기도 했다. 이제 미시령은 옛길이 되었고 서울에서 출발하면 인제 양양 고속도로 구간이 거의 직선 터널로 이어져 있다. 길고 짧은 수십 개 터널을 달리다 보면 어느새 강원도에 도착한다. 제주와는 다른 빛깔과 깊이의 동해는 새롭고 신선한 감동을 준다. 그렇게 바다를 끼고 달려 도착한 속초는 늘 매력적이다. 요즘은 지역마다 독특한 특산품이나 산지 음식으로 그 지역의 특색과 정체성을 드러내며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다양한 SNS 사이트와 매체 등을 통해 소개되고 홍..

나의 산문 2024.03.27

어떤 선택

어떤 선택 금동원 오늘 매우 가까운 지인의 '선택'에 대한 고민에 관여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직장처럼 열정적으로 마음을 다해 일했던 봉사단체를 스스로 떠날 때가 왔다고 느낀 것이다. 즉흥적이거나 충동적인 감정이라기보다 여러 가지 정황상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작별의 때인 것 같다고 했다. 당당하게 자신의 선택을 존중하고 홀가분하게 떠나면 될 줄 알았는데 너무 괴롭다고 했다. 그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은 그 선택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동체의 중심에서 활동반경을 벗어나 관심의 바깥으로 사라져야 한다는 두려움, 외로움, 박탈감과 소외감이 너무 크다고 했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그 상황에 맞닥뜨려지니 생겨난 심경이 당황스럽고 불편하다고 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며 고민..

나의 소식 2024.03.26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카프카 드로잉 시전집 프란츠 카프카/편영수 옮김/ 민음사 ◎책 소개 “나와 관계가 없거나 나를 놀라게 하지 않을 구절은, 단 한 줄도 없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프란츠 카프카(1883~1924년) 사후 100주년을 맞아 시 116편과 드로잉 60개를 수록한 카프카 드로잉 시전집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이 민음사 세계시인선 58번으로 출간되었다.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하고 ‘한국카프카학회’ 회장을 역임한 편영수 명예교수의 번역으로 소개되는 국내 최초 카프카 시전집이다. 1부는 고독, 2부는 불안, 불행, 슬픔, 고통, 공포, 3부는 덧없음, 4부는 저항, 그리고 5부는 자유와 행복의 모티프를 중심으로 묶었다. ◎출판사 리뷰 진실의 길은 공중 높이 매달려 있는 ..

책 이야기 2024.03.06

안개 속에서

안개 속에서 헤르만 헤세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모든 나무 덤불과 돌이 외롭다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이다. 나의 삶이 아직 환했을 때 내게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다 이제, 안개가 내려, 더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어둠을, 떼어놓을 수 없게 나직하게 모든 것으로부터 그를 갈라놓는 어둠을 모르는 자 정년 그 누구도 현명치 않다.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삶은 외로이 있는 것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이다 -《헤르만 헤세 대표시선》,( 2007년 민음사)

멜라니 사프카(Melanie Safka)

멜라니 사프카(Melanie Safka, 1947년 2월 3일~2024년 1월 23일)는 미국의 가수이다. 뉴욕주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무명 그룹의 연주인이었고 어머니는 블루스 및 재즈 가수인 음악 가정에서 성장하였다. 16세 때부터 카페나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그녀는 한동안 연극을 공부하기도 하였다. 1969년에 앨범 《Born To Be》를 발매하였고 1970년에 앨범 《Candles In The Rain》을 발표하여 〈Lay Down〉이 인기를 얻었다. 1971년 작 〈Brand New Key〉와 1972년 작 〈Nickel Song〉, 1973년 작 〈Saddest Thing〉은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위키백과 참조) ‘더 새디스트 싱’ 부른 美여성 포크가수 멜라니 사..

인물 산책 2024.01.29

괴물Monster, 2023

《괴물 Monster》 2023 감독: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안도 사쿠라, 나가야마 에이타,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음악감독: 사카모토 류이치 일본드라마: 상영시간126분 “우리 동네에는 괴물이 산다” 싱글맘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행동에서 이상 기운을 감지한다. 용기를 내 찾아간 학교에서 상담을 진행한 날 이후 선생님과 학생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흐르기 시작하고. “괴물은 누구인가?” 한편 사오리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미나토의 친구 요리(히이라기 히나타)의 존재를 알게 되고 자신이 아는 아들의 모습과 사람들이 아는 아들의 모습이 다르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는데… 태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아무도 몰랐던 진실이 드러난다. ◎수상내역 2023 34..

영화 이야기 2024.01.28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세계적 가족 심리학자 버지니아 사티어의 15가지 양육 법칙 -버지니아 사티어 저/강유리 역 | 포레스트북스 세계적 가족 심리학자, 가족치료의 1인자 버지니아 사티어의 역작이자 누적 부수 100만 부를 돌파한 책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원제: The New peoplemaking)』가 국내에서 출간되었다. 유수의 언론과 아동, 청소년 전문 교육자와 심리학자들이 극찬하는 이 책은 1988년에 첫 출간된 이후 전 세계 15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으며, 40년 넘게 아마존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킨 전설적인 육아의 바이블로 통한다. 세계적 가족 심리학자이자 가족치료의 1인자인 이 책의 저자 버지니아 사티어는 모든 부모에게, 육아를 할 때는 부모와 가정이라는 정체성부터 단단히 확립할 ..

책 이야기 2024.01.27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허진 역/ 다산책방 《타임스》 선정 ‘21세기 출간된 최고의 소설 50권’ 중 하나이자 영화 「말없는 소녀」의 원작 소설 문학의 나라 아일랜드, 그곳에서 현재 최고의 주목과 찬사를 받는 작가가 있다. 러시아의 문호 안톤 체호프, 같은 아일랜드 작가 윌리엄 트레버와 견주어지며 국제 문학계의 떠오르는 별로 꼽히는 소설가 클레어 키건의 이야기다. 섬세하고 감동적인 필체로 유명한 키건은 24년의 활동 기간 동안 펴낸 단 4권의 책으로 전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며 천재 소설가라는 칭호와 함께 평단의 찬사를 받아왔으며 특히 지금, 세계의 독자들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마침내 처음 번역 출간되는 키건의 책 『맡겨진 소녀』는 2009년 데이비 번스 문학상을 수상한 작..

책 이야기 2024.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