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나의 詩 107

되돌이표/ 금동원

되돌이표 금동원 저녁노을로 변해가던 햇살이 무지갯빛 공중돌기, 찰나의 마법으로 돌고 돌아 되돌이표 찍는 하루가 완성되면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져 있던 갯벌이 발효된 밀반죽의 질감으로 부풀어 오르고 찰진 바다의 비밀스런 탄력이 고개를 든다 소소한 일상들이 소리없이 튕겨 오르고 음양오행의 원리가 손금처럼 얽혀 순환하는 강화도에서 의미를 부여하며 본질은 그대로 가치있는 삶이 돌아오는 시간 반복이, 반복하며, 또 반복을 낳고 해와 달 그리고 별과 꿈 우리는 우주의 한 가운데 서 있다 -『우연의 그림 앞에서』, (계간문예, 2015)

나의 詩 2022.04.21

나의 죽음은 어디쯤 와 있는가/ 금동원

나의 죽음은 어디쯤 와 있는가 금동원 죽음이 너무 가깝다 편의점처럼 넘쳐나는 장례식장과 발에 채이듯 쌓여가는 시신들 슬픔 없이 고인의 명복을 빌고 부의금의 액수로 정해진 죽음의 무게 나는 무엇을 위해 지금 숨 쉬고 있을까 벽에 걸린 죽음을 구경하고 책에 쓰인 죽음을 읽어가고 유행가처럼 들려주는 흔한 애도의 노래와 영화 세트장처럼 비현실적인 죽음의 현장들 삶 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죽음은 오롯한 생명체 나의 죽음은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소낙비처럼 함박눈처럼 일기예보를 알려주듯 새벽에 눈비비면 떠오르는 죽음 속보 인터넷 검색어로 매일매일 채워지는 죽음 잠시 슬퍼하고 미친듯 동요하고 연속극처럼 휩쓸리다가 곧 잊혀져버리는 죽음들 나의 죽음은 지금 어디까지 와 있을까 어디쯤에서 나를 지켜보며 어떤 방법으로 나를 ..

나의 詩 2022.03.01

텅 빈 저 자리에 깃든 / 금동원

텅 빈 저 자리에 깃든 금동원 아침 산책길 빈 의자 앞에서 서성거린다 텅 빈 저 자리에 깃든 슬픔 곁에 두고도 앉지 못하는 열망 머뭇거리는 일렁임 마음을 흔든다 흔들리는 빈 가지에 앉은 직박구리 소리 연약한 듯 날카롭다 밤 내내 잠 못 든 길고양이 앙칼지게 핏발진 눈동자에 검은 눈물이 그득하다 햇살은 서늘하게 피어올라 번져간다 잠시 서 있는 여기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순간의 존재를 바람이 툭 친다 자꾸 미련처럼 뒤돌아보는 빈 의자 -《시 속의 애인》, (2021, 서정시학)

나의 詩 2021.11.27

불타는 꽃 / 금동원

불타는 꽃 외 1편 금동원 꽃이 불타고 있다 트랙터로 갈아엎어도 끝없이 피어오르는 꽃 땅 빛으로 솟아오른 화려한 상승 저 스스로 몸을 태우는 불에 탄 향기는 꽃향기인가 핏물이 흘러 가슴을 적시고 바싹 마른 꽃대에 배어 나오는 비애 생명을 다한 것이 아니라 헌신의 기쁨을 깨닫는 것이 아니라 태워지는 슬픈 꽃 꽃이 사라져가는 계절이다 화장터로 변한 꽃밭에서 짧은 일생을 보내고 공급도 없고 가격도 없어 거베라*가 불태워진다 코로나가 꽃을 태운다 *축하용 화환을 만드는데 많이 쓰인다 - 2021 《서정시학 가을호》,(통권 91호)

나의 詩 2021.10.14

봄 날아간다 / 금동원

봄 날아간다 금동원 꽃 피거나 말거나 바람 불거나 말거나 강물 흐르거나 말거나 이슬비 내리거나 말거나 경쾌한 스텝이다 아름다운 폭력이 다가선다 햇살 전멸된다 늘 그랬듯이 봄 날아간다 -시집『여름낙엽』,( 월간문학출판부, 2008) Spring is flying -translated by hyojun kim Flower blooms or not Wind blows or not River flows or not Drizzle or not Spring steps cheerfully Charming violence is edge up Sunshine is destroyed. The Spring is passing by, as always. - 2017『세계한글작가대회 기념시집』, ( 한영대역 대표작 선집)

나의 詩 2021.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