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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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 -그래픽 : Edward Hopper: The Story of His Life

《에드워드 호퍼》 -그래픽 : Edward Hopper: The Story of His Life -세르지오 로씨 글/ 죠반니 스카루두엘리 그림/이민 번역/ 이유출판사 ◎출판사 리뷰 영화처럼 보는 호퍼의 생애 이 책은 그래픽 노블로서 그동안 출간된 호퍼 관련 도서와 몇 가지 다른 점을 보여준다. 먼저 형식의 측면에서 눈에 띄는 것은 영화적 접근 방식으로, 텍스트보다 인상적인 이미지가 스토리의 흐름을 주도한다. 저자는 호퍼의 마지막 작품「두 코미디언」에서 영감을 얻어, 호퍼와 그의 아내가 대화를 나누며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서막을 연다. 두 사람이 손을 잡은 부분이 클로즈업된 첫 장면은 호퍼가 아내를 인생의 파트너로 인정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당연한 듯 보이는 이 장면에서 독자들이 호퍼 부부의 알려지지 ..

나의 산티아고

나의 산티아고 뉴제주일보 승인 2023.04.25 19:24 금동원 시인 2015년 개봉했던 영화 ‘나의 산티아고’가 문득 떠오른다. 쉴 틈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영화 속 주인공 하페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는 인기 코미디언이다.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지만, 과로로 쓰러지면서 큰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 후 갖게 된 긴 휴가는 낯설기만 하고 무력감에 시달리던 그는 한 번도 홀로 가본 적이 없는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장장 800km, 42일간의 여정! 그는 산티아고로 출발한다. 처음 그는 진정한 순례길에 나서지 못한다. 폭우와 불편한 잠자리, 고통스러운 긴 여정이 늘어가면서 이 길을 왜 걷고 있는지 내게 이 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한 채 걷고 또 걷기만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힘겹고 지치고,..

나의 산문 2023.04.25

문장의 방문/ 허수경

문장의 방문 허수경 아직 아무도 방문해보지 않은 문장의 방문을 문득 받는 시인은 얼마나 외로울까, 문득 차 안에서 문득 신호등을 건너다가 문득 아침 커피를 마시려 동전을 기계 속으로 밀어넣다가 문장의 방문을 받는 시인은 얼마나 황당할까? 아주 어린 시절 헤어진 연인의 뒷덜미를 짧은 골목에서 본 것처럼 화장하는 법을 잊어버린 가난한 연인이 절임 반찬을 파는 가게 등불 밑에 서서 문득, 그 문장의 방문을 받는 시인은 얼마나 아릴까? 가는 고둥의 살을 빼어 먹다가 텅 빈 고둥 껍질 속에서 기어나오는 철근 마디로만 남은 피난민 거주지 다시 솟아 오르는 폭탄을 보다가 문득, 문장의 방문을 받는 시인은 얼마나 쓰라릴까, 혹은 부드러운 바위를 베고 아이야 잘자라, 라는 노래를 하고 있던 고대 샤먼이 통곡의 거리로 들..

조심/ 정민

《조심》- 조심하라, 마음을 놓친 허깨비 인생! -정민 저/ 김영사 ‘조심操心’은 마음을 잘 붙들어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되라는 말이다. 마인드 콘트롤의 의미다. 마음을 잃어버린 사람들과 원칙이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묵직한 저울추가 되는 말씀들을 네 글자의 행간에 오롯이 담았다. 몸가짐과 마음공부, 시비의 가늠, 세정과 속태, 거울과 등불, 네 갈래로 나눠 백 편의 글을 묶었다. 마음은 툭 하면 달아난다. 마음을 놓아버려 외물이 그 자리를 차지해버리면 나는 얼빠진 허깨비 인생이 된다. 문제에 질질 끌려다니며 문제만 일으키는 문제아가 된다. ‘조심操心’하라! ◎목차 서언 제1부 몸가짐과 마음공부 지유조심只有操心-달아나지 못하게 마음을 꽉 붙들어라 산사일등山寺一燈-산사의 푸른 등불 착슬독서著膝讀書-두 무릎..

책 이야기 2023.04.11

동백꽃은 떨어지고/ 금동원

동백꽃*은 떨어지고 금동원 매섭고 찬 겨울빛 바람이 세차다 차디찬 겨울 푸름 속에서 얼굴을 스치며 달아난 바람의 흔적은 양 볼 한가득 동백꽃으로 붉다 수줍다기엔 너무 당차고 어리다기엔 너무 야무진 붉게 붉어지는 어린 꽃봉오리 단단한 가지 사이로 살며시 숨은 겨울 햇살이 환하다 짧고 애틋한 시절 연인처럼 무심히 동백꽃은 떨어지고 떨어진 꽃잎은 너무 생생해 오랜 잔향의 깊은 슬픔과 고독 새봄의 희망으로 한동안 시들지 않는다 *제주 까멜리아 힐에서 -계간 《지구문학》,(2023 봄호 통권 101호)

나의 詩 2023.03.09

간헐적 단식

뉴제주일보 승인 2023.02.21 19:00 금동원 시인 다이어트가 몸매관리를 위한 젊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닌지는 오래되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건강 관리 차원에서 중요한 한 방법이 되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의식주 중에서도 먹는 것의 중요성이 커진다. 많이 먹고 잘 먹던 데서 더 나아가 이제는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왜 먹느냐로 발전했다. 항상 질병에 시달렸던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말했다’에서 “신체는 커다란 이성이며, 하나의 의미를 지닌 다양성이고 진정한 나”라고 말했다. 철학적으로 확대해석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배우고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과잉과 무절제의 시대에 넘쳐나는 먹거리와 불어나는 체중, 건강에 대한 현대인의 심각한 고민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

나의 산문 2023.02.21

裝飾論/ 홍윤숙

장식론(裝飾論)1 女子가 장식(裝飾)을 하나씩 달아가는 것은 젊음을 하나씩 잃어가는 때문이다 「씻은 무우」같다든가 「뛰는 생선(生鮮) 」같다든가 (진부(陳腐)한 말이지만) 그렇게 젊은 날은 「젊음」 하나 만도 빛나는 장식(裝飾)이 아니었겠는가 때로 거리를 걷다 보면 쇼우윈도우에 비치는 내 초라한 모습에 사뭇 놀란다 어디에 그 빛나는 장식(裝飾)들을 잃고 왔을까 이 피에로 같은 生活의 의상(衣裳)들은 무엇일까 안개같은 피곤(痴因)으로 門을 연다 피하듯 숨어보는 거리의 꽃집 젊음은 거기에도 만발(滿發)하여 있고 꽃은 그대로가 눈부신 장식(裝飾)이었다 꽃을 더듬는 내 흰 손이 물기 없이 마른 한 장의 낙엽(落葉)처럼 쓸쓸해져 돌아와 몰래 진보라 고운 자수정(紫水晶) 반지 하나 끼워 달래어 본다 장식론(裝飾論)..

詩 이모저모 2023.02.21

사유의 방/ 금동원

사유의 방 금동원 겨울 숲을 걷는다 몇몇 희망을 믿는 푸른 잎사귀 힘겹게 매달려 있고 여름에는 보지 못했던 나무 속살은 눈물겹도록 창백하고 앙상하다 뼈의 무게는 슬픔보다 쓸쓸함이 더 커 찬바람의 서러움을 겨울나무는 온몸으로 받아내며 깊은 사색의 풍경으로 무거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기쁨이 한 줄기 눈부신 저녁 햇살을 통과하면 인내한 삶의 시간은 한결 늠름하고 여유로워진다. 무겁지 않은 단단함으로 가볍지 않은 투명함으로 내면으로부터 차오르던 의심과 질문들은 사유의 공간을 휘돌며 경이롭고 고요한 시간으로 흘러간다. -《古書硏究》, (2022 한국고서연구회, 통권 40호)

나의 詩 2023.02.19

문학은 사랑이다/ 김주연

문학은 사랑이다 김주연(문학평론가) 사랑이라는 말이 귀청을 시끄럽게 때린다. 언제부터인가 장안이 온통 트로트 열풍인데, 그 열풍을 생산, 유통시키고 있는 기관이 티비와 유투브 등의 방송이어서 이들과 단절되지 않는 한 이 열풍을 피할 길이 없다. 문제는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사랑'이라는 단어의 제품들인데 이 단어는 인근 영화, 연극등의 장르와 더불어 우리의 감각을 완전히 장악하고 휘저으면서 흘러간다. '사랑'의 압도적인 위세는 오로지 이러한 대중매체로부터 침투해 오는 것만은 아니다. 어디 다른 곳이 있겠는가. '사랑'의 표방은 교회로부터도 사찰로부터도 온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설교를 듣고 '사랑'의 감화를 받고 흡족한 모습으로 귀가한다. 그러나 세상은 결코 사랑으로 충만해 있지 않다. 오히려 그 ..

詩 이모저모 2023.02.11

마의 산/ 토마스 만

《마의 산》 -토마스 만/ 홍성광 역/을유문화사 ◎책 소개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정치 및 사회의식이 대전환점을 맞이한 시기에 토마스 만이 자신의 정신적 삶의 궤적을 기록한 소설. '마의 산'은 스위스 다보스에 있는 폐결핵 요양원 베르크호프를 일컫는다. 주인공은 하부르크 조선소에 취직이 확정된 23세의 청년 한스 카스토르프. 그는 사촌을 문병하기 위해 3주 예정으로 마의 산을 찾았다. 그러나 그에게서도 폐결핵 징후를 발견되고. 결국 한스는 요양 생활에 들어가 이후 7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을유세계문학전집 1권과 2권으로 출간된 이 작품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는 유럽 문명 세계의 정신적 총체’라고 평가받고 있다. 쇼펜하우어, 니체, 바그너의 영향이 곳곳에 발견되며 이후 노벨문학상을..

책 이야기 2023.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