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펜문학 5-6월호 백두산 비룡폭포* 금동원 백발의 장엄한 낙화 영원을 향한 정결함으로 부드럽지만 다가서기 두려운 결기 수천 년을 묻어 두었던 이야기들 몸 둘 바 없는 벅찬 광경으로 넘쳐 백두대간의 속살 사이사이를 후비고 두 팔 벌려 내 품 속에 가득 담은 소망 하늘로 솟구치는 백룡의 기운으로 아! 이 곳에 뿌리내린 시마(詩魔) 한번 만나고 싶다 *중국쪽에서는 장백폭포라고 한다 -『펜문학』(2014, 5-6월호) 나의 소식 2014.08.12
금동원 시인<발효> 발효 금동원 글을 담급니다 순 토종의 메주콩을 골라 가마솥에 삶아내 듯 알알이 겉도는 말들이 장작더미 가득 품고 온몸으로 끓어오르는 동안 알맞게 물러 부드럽고 풍부해지면 마음으로 찧고 또 찧어 매끌매끌 토닥토닥 어르고 다듬어서 거칠하고 순박한 정성으로 묶습니다 파랗고 높아 휘파람 같은 하늘과 솜털 살며시 솟아오르는 햇살에 버무려서 세상 그늘에 잊은 채 매달아 두면 몸속에서부터 견딜 수 없어 애꿎은 곰팡이의 모습으로 꽃이 피는 날 그날이 내 생일날입니다 글이 시가 되고 시가 꽃이 되고 발효된 맛으로 태어난 기쁜 날입니다 ============ [이해와 감상] 힌국적 삶의 새로운 정서의 승화 오늘의 시는 흡사 정성을 다한 빼어난 메주로 훌륭한 ‘장(醬)’을 양조해내는 일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콘텐츠를 창출해내.. 나의 소식 2013.02.17
금동원 시인 <나라> 일본 나라(奈良) 금 동 원 독서신문 너무 크게 사랑하므로 모든 것을 닮고 싶다 간절한 열망이 기도가 되고 손짓에서 눈빛에서 말씨에서 똑같이 숨 쉴 수 있다면 평생 곁에서 바라볼 수만 있다면 1300년 전 꿈이 이루어졌다 옛날 일본 왕들이 살던 도읍지 ‘나라(奈良)’ 너무 크게 그리워하므로 모든 것을 갖고 싶다 참으로 오랫동안 그들의 숨결과 영혼이 되어 그림자가 되어 곁을 지킨 고대 일본 왕도의 지배자였던 백제인, 신라인 국가를 나타내는 이름으로 일본의 옛왕도 나라시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한국어의 국가(國家) ‘나라(奈良)’ 너무 크게 존경하므로 항상 곁에 두고 싶다 세상이 바뀌고 모든 것이 사라져도 일본 속에 녹아 있는 신라인, 백제인의 고귀한 얼과 넋은 그곳에서 영원히 함께 하리라 ‘나라(奈良)’ =.. 나의 소식 2012.07.31
펜문학(통권 108호) 되돌이표 금동원 저녁노을로 변해가던 햇살이 무지갯빛 공중돌기와 고요한 착각으로 돌고 돌아 되돌이표 찍는 하루가 완성되면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져 있던 갯벌이 발효된 밀반죽의 질감으로 부풀어 오르고 찰진 바다의 비밀스런 탄력이 고개를 든다 소소한 일상들이 소리 없이 튕겨 오르고 음양오행의 원리가 손금처럼 얽혀 빛나는 강화도에서 의미를 부여하며 본질은 그대로 가치 있는 삶이 돌아오는 시간 반복이, 반복하며, 또 반복을 낳고 해와 달 그리고 별과 꿈 우리는 우주의 한 가운데 서 있다 (2012 펜문학, 5-6월호) 나의 소식 2012.07.02
월간문학 (통권 518호) 버리고 간다 금동원 갈 길은 멀고 해는 짧다 자고나도 달라지지 않는 역사 퇴적된 시간들이 쌓아놓은 지혜와 죽는 날까지 움켜쥐고 가고픈 웃음소리 뒤돌아보고 다시 뒤돌아보고 이유 있다 여겼지만 버리고 간다 실체를 덮어버린 거대한 물거품처럼 세월이 만들어 놓은 낡은 소문들 길.. 나의 소식 2012.03.30
수제비 / 금동원 수제비 / 금동원 [53호] 2011년 11월 10일 (목) 금동원 시인 금동원 제2시집 《마음에도 살결이 있어》 월간문학출판부, 2011, 9. 산다는 게 말이지 멸치 우려 낸 국물에 뚝뚝 떼어 낸 까짓것 대충, 밀가루 반죽처럼 야들야들 쫀득쫀득 희한하게 씹히는 수제비맛 같기만 하다면야 몇 번이고 뜨거워도, 뜨거워도 웃을 것 같단 말이지. 금동원 | 2003년 《지구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여름낙엽》이 있다. 이번 시집에는 〈장미〉 등 66편의 시를 수록했다. 나의 소식 2011.12.15
유심(제53호) 유심 제 53호 2011년 11월 / 12월호 총목차 [시집 속의 시 한편] - 김진길 《밤톨 줍기》 - 이명 《분천동 분가입납》 - 박희진 《까치와 시인》 - 김준 《아내 얼굴》 - 이채강 《등불 소리》 - 하종오 《남북상징어사전》 - 이낙봉 《폭설》 - 구순희 《내려놓지마》 - 박서혜 《마니산 자락》 - 서상만 《모래알로 울다》 - 노중석 《꿈틀대는 적막》 - 박진형 《풀등》 - 박만진 《오이가 예쁘다》 - 오정국 《파묻힌 얼굴》 - 염창권 《일상들》 - 박찬일 《인류》 - 박정자 《꽃탑 1》 - 박해림 《바닥경전》 - 김선호 《햇살 마름질》 - 진란 《혼자 노는 숲》 - 금동원 《마음에도 살결이 있어》 - 김동애 《화전에 핀 불입문자》 - 김세형 《찬란을 위하여》 - 이혜미 《보라의 바깥》 - 임승.. 나의 소식 2011.11.29
2011 가을 시화전 하늘은 푸르게 맑고, 햇살은 밝게 빛나는 초가을이다. 동숭동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은 익어가는 가을잎의 향기로 이미 흥겹게 들떠있다. 어느 날 문득 찾아온 설렘처럼 사랑하는 이들과 주고 받은 눈빛과 목소리에는 따뜻함과 편안함이 묻어있어 행복했다. 그리고 사랑과 아름다움으로 충만했던 오늘 하루에 감사한다. (2011년 9월 22일) 나의 소식 2011.09.23
자연 속의 삶(금동원 시인 계간평) 계간평/시 자연 속의 삶 - 순응과 적응의 힘 김현숙 (시인, 본지 편집위원) 시는 물론 산문하고는 다르다. 산문이 있는그대로를 서술하면서 자신의 뜻을 끌어가는 것과 다르게 함축된 한 편의 시에는 있는 사실보다 더 분명한 설득에 필요한 이미지를 창출해야 한다. 시에는 직관과 상상력이 동원되며 언어 또한 이 모두를 유효하게 할 수 있는 신선미가 요구된다. 그래서 시인은 시 한 편에 시가 할 수 있는 사랑을 듬뿍 퍼붓고는 깨끗이 돌아서야 한다. 다시 시 한편을 만나기 위해서다. 시인은 시가 퍼준 만큼의 사랑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인은 보장 받을 수 없는 다음 사랑에 매달린다. 그래서 시인은 늘 고독하다. 예쁘고 잘 생겨야 착하다/ 미끈하게 섹시해야 착하다/ 쵸콜릿 복근.. 나의 소식 2011.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