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inspiration) 어느새 한 여름의 더위를 잊은 듯 저녁은 서늘하고 밤은 은근 싸늘하다. 자연의 순리에 충실한 우리들의 감정은 살짝 간사하지만, 그래서 인간적이다.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 어쩌면 하나로 연결된 뫼비우스의 띠처럼 희망과 다른 이름의 꿈일지도 모른다. 문득 벼락을 맞은 듯 스쳐가는 영감! 오늘도 스스로는 모른채 스쳐간 우리들의 별똥별~ 아름다운 발견이다. 나의 취미 2010.09.14
나는 폭력 영화를 본다/신달자 나는 폭력 영화를 본다 신달자 당신 오늘 배부른가 오늘은 당신의 제삿날 상 위에는 가득 음식 차려지고 술도 한 잔 올렸으리라 당신이 제사상을 받고 있을 때 나는 영화를 보고 있었어 에로틱한 영화 폭력 영화 어느 것을 볼까 망설이다가 나는 폭력 쪽으로 마음을 돌렸어 에로틱은 영 .. 시인의 詩를 읽다 2010.09.14
가을 향기 가을입니다. 크고 작은 몇 개의 소란스러운 태풍이 지나가고 난 자리엔 가을빛이 완연합니다. 하늘은 높고 청명한 가을 빛을 닮아가고 있고 살결에 닿는 햇살 역시 그렇습니다. 조금 여유로워진 마음자리도 가을의 향기로 가득합니다. 자연의 모든 것이 익어가는 계절, 각자의 향기와 개성을 만들어가며 완성되어 가는 계절, 그래서 더욱 풍요와 감사함으로 가득한 세상을 만들고 있는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가을의 빛과 향기를 닮아 소박하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들이 있어 더욱 행복한 가을입니다. 나의 취미 2010.09.08
또 다른 기다림 무더위를 갈무리 하는 장대비가 며칠 내리고 난 뒤 하늘은 가을 빛입니다. 이제는 매미 소리도 잦아 들어 풀숲 어딘가에서 울어대는 풀벌레의 노래가 더욱 선명하게 들리고, 오늘은 유난히 까치 울음소리도 맑고 소란합니다. 벌써 가을인가 봅니다. 흙과 함께 놀기 시작한 지도 어엿 넉달이 지나갑니다. 유별났던 올 여름의 폭염를 견딜 수 있었던 제법 기특한 놀이 친구이자 시간들이였습니다. 그동안 작업했던 작품들을 애지중지 다듬고 털어내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유작업을 해내고... 남은 건 설레임과 여운, 그리고 부족함에 대한 조금의 아쉬운 겸손과 마음 한가득 넘치는 철없는 기쁨. 그것들이 버무려져 탄생할 세번째 새끼(?)들과의 또 다른 만남을 기다립니다. 이 가을에.^^ 나의 취미 2010.08.30
물맛/장석남 물맛 장석남 물맛을 차차 알아간다 영원으로 이어지는 맨발인 다 싫고 냉수나 한사발 마시고 싶은 때 잦 오르막 끝나 땀 훔치고 이제 내리닫이, 그언덕 보리밭 바람같은, 손뼉 치며 감탄할 것없이 그저속에서 훤칠하게 두벅뚜벅 걸어 나오는,그 걸음같이 내 것으로도 몰래 익혀서 아직 만나지 않은, 사랑에도 죽음에도 써 먹어야 할 훤칠한 물맛 시인의 詩를 읽다 2010.08.26
믿음이 준 선물 우리는 살면서 참 다양한 사람만큼 많은 일들을 겪으며 삽니다. 결혼을 통해 남편이라는 '친구'와 자식이라는 '친구'를 얻고 그들을 통해 인생을 바라보고 또 배웁니다. 지극히 개인적일 수 밖에 없는 각자의 삶과 인생의 고민들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해결해 나가면서 사랑, 희망, 기대, 꿈, 좌절... 그만큼의 성공, 자만, 성취, 미움, 분노, 젊음조차도 엷게 희석되고 부드러워져 매끌매끌한 몽돌처럼 변해갑니다. 오랜 익숙함과 편안함이 만들어준 시간들이 사랑인지 정인지, 우정 혹은 의리였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녹록치 않은 삶이라는 이름의 긴 선로길을 오랫동안 함께 걸어 가는 것만으로 우리들은 가치있고 아름다운 선물을 서로에게 주고 받고 있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참치) 나의 취미 2010.08.18
코코샤넬 Director 감독, 안느 퐁텐 <코코 샤넬>의 감독 안느 퐁텐은 1980년대 배우로 영화계에 첫발을 들여놓은 인물이다. 그녀는 1993년 <사랑 이야기는 나쁘게 끝난다… 일반적으로>(Les histoires d’amour finissent mal… en general)로 감독 데뷔했고 이후 97년작 <드라이클리닝>(Nettoyage a sec)으로 .. 문화예술 이야기 2010.08.17
누군가에게 우리는 젊음처럼 푸른 설레임에는 향기가 있다. 첫사랑을 닮은 설레임에는 달콤함이 있다. 문득 다가온 해맑은 설렘에는 오랜만의 기다림처럼 안절부절 못하는 귀여움이 있다. 울창한 숲속에서 풍겨오는 혹은 깊은 바닷 속에서 전해오는, 그리움 같은 신선한 이미지가 있다. 누군가를 위해 누군가를 생각하며 누군가에게 기쁜 순간이기를 희망하는 설레임~~ 빛나는 어느 봄 날 봉긋한 목련의 수줍음... 그 황홀한 미소를 닮아 있어 더욱 아름답다. 나의 취미 2010.08.11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올 여름 정말 지독하게 덥습니다. 폭염이라는 표현으로도 뭔가 부족한 숨막히는 무더위가 8월 내내 계속될 것 같네요 어떤 이유에서건 우리들이 덥다고 혹은 춥다고 느끼는 자연적 현상에 대해 우리들의 적응 방식이 얼마나 인위적이고 허약한 것인지 확인되는 요즈음입니다. 이미 열사.. 책 이야기 2010.08.06
테디 베어 박물관 제주도 중문 관광단지에 있는 박물관에는 인형이라는 의미의 곰인형보다는 좀더 창의적이고 기발하며 혹은 매우 상업적인 테디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입장료 7000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기대반 그럭저럭반 정도의 작품을 관람하고, 사고싶은 기념품은 별로 없었다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시간이였다. 더구나 모든 여자아이들이 인형을 좋아한다는 가설은 잘못된 것이다. 인형은 모든 여자들의 로망이 아니며 그저 인형은 인형일 뿐이다. 인형처럼 귀엽고 사랑스럽고 늘 소유하고 싶어하는 정서적 충만감이 인형을 탄생하게 만든 하나의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여자 어린이 포함)과 인형의 관계는 남성중심적 사고에서 나온 상업적 판단에 의한 것은 아니였을까. 가장 인상적이였던 작품은 로뎅의 조각품을 페러디한 와 크림턴 구스.. 여행 이야기 2010.08.05
폭염2 올 여름 유난스런 무더위를 비껴갈 비법은 없다. 냉방도 일시적인 위안이 될 뿐 정서적 심리적 해결 방법은 되지 못하고, 지독한 끈적거림과 열대야의 습격에 더우면 더운대로 습하면 습한대로 몸소 받아 들여 즐기는 수 밖에... 삼복 더위의 뜨거운 계절을 이기는 소박하지만 동굴처럼 시원한 방법 하나가 있다. 흙을 조물락 주물떡 거리며 놀기와 시간 잃어 버리기. 이열치열의 긍정적이고 실질적인 의미가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폭염의 공격은 도자기 빚기의 열정으로 방어하고, 흐르는 땀의 공격은 완성된 작품의 기쁨으로 시원하게 날려 보낸다. 무더위 안녕~~ 나의 취미 2010.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