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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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꿈꾸기

언제부턴가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자세가 무심하고 덤덤하다. 마음의 게으름에서 출발한 세월들이 굳은 살처럼 딱딱해져 무감각해진 것이리라. 그래도 늘 시작은 설레고 반갑다. 손끝에서 살랑살랑 빚어진 아름다운 꽃잎들로 향기롭고 정성스럽게 만들어 놓은 꽃밭. 기대하게 하고 상상하게 하는 새해 새출발! 늘 건강하기를, 항상 감사하기를, 변함없이 함께 하기를, 언제나 사랑하기를 기원합니다.

나의 취미 2011.01.10

5월의 꽃

제주도 1136 중산간 도로를 달리다보면 '생각하는 정원'과 '오설록' 중간쯤에 눈에 띄는 하얀집이 있다.지붕이 낮고 주변 분위기에 슬쩍 묻혀 있어서 눈여겨 보며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 주인이 없는 무인카페 '5월의 꽃'이다. 쉽게 표현하면 완전 셀프 서비스지만 다른 식으로 즐기면 잠시 카페 주인이 된 듯 흥미롭다. 가볍게 준비된 몇가지의 먹거리와 다양한 차를 스스로 챙겨 마시고 스스로 뒷정리한다. 무엇을 마실래요? 무엇이든 당신 맘대로... 자연스럽게 누리는 편안한 햇살, 잠시동안 함께 또 따로 침묵할 수 있는 시간이다.(참치)

여행 이야기 2011.01.10

한국현대시문학(2010 겨울호)

흘러간 것들에 대하여 금동원 흔적이란 때로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사라진 것들은 또 얼마나 못믿을 것인가 쓸쓸한 전설도 갈대밭의 바람소리도 슬픈 침묵도 부채 살처럼 퍼져가던 햇살도 모든 것은 돌고 돌아 머무름 없이 흩어지고 남겨진 것들은 얼마나 왜소한 것인가 보이는 것은 또 얼마나 짧고 덧없는 것인가 (2010 한국현대시문학 겨울호)

나의 소식 2010.12.07

무르익어 가는 것들

뜨겁고 화려했던 시절을 뒤돌아보면 그리움 만큼의 설익은 열정이 전해진다. 햇살과 버무려진 낙엽들이 침잠하듯 고요하고 향기롭게 쌓여가는 늦가을, 적당한 타성과 익숙함에 젖어 몸도 마음도 무력해지는 11월의 어느 날 맑게 가볍게 바스락거리는 아름다운 에너지! 하나에 하나를 보태는 무거움보다는 하나에 하나를 비우는 가벼움으로 무르익어 가는 것들... 오늘 하루 우리들 역시 그러하기를 응원해본다.

나의 취미 2010.11.23

금동원 시인<화엄의 세계>

화엄의 세계 - 동대사 비로자나불 금동원 샛별이 떠오르는 순간 마음이 환하게 열렸다 부처의 진리를 크기로 가둘 수 없고 오묘한 깨달음의 장엄한 빛 감출 수 없어 우주 삼라만상,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나 세상에서 가장 큰 금동불상 하늘을 흔들고 땅을 껴안으니 바람을 타고 내려온 천상의 기운 천수 천안의 기도와 영험으로 생명이 숨쉬고, 백제인의 천년 미소가 빛난다 인생이 이것입니다 비로자나불이 환하게 웃는다 [이해와 감상] 고대 韓人의 눈부신 발자취 일본 나라(奈良)땅의 옛 왕도, 나라시의 동쪽 ‘가스가산’ 언덕에는 고대 한국 불교의 발자취가 뚜렷하다. 이곳 도다이지(東大寺)의 자랑은 세계 최대 금동불상 ‘비로자나대불’(높이 16m). 이 불상 앞에서 금동원 시인은 “부처의 진리를 크기로 가둘 수 없고/오묘..

나의 소식 2010.11.18

꽃이 질 때/문정희

꽃이 질 때 문정희 사내들은 이렇 때 사창가를 어슬렁 거리나 보다아무하고도 자고 싶지는 않지만아무도 모르는 곳에 눕고 싶을 때가 있다오늘도 나의 생은 상처 속에서 찰랑거렸다외출을 하면 전신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다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활기가 있다고 했다활기는 내슬픔의 진액, 외로움이 내뿜는 윤기이다사막에서 때로 뒷걸음으로 걸었다는 한 사내를 알고 있다너무 외로워 자기 앞의 발자국을 보려고 그랬다고 한다나는 일기를 쓰지 않지만내 앞에 찍힌 발자국을 홀로 꺼내 볼 때가 있다거기에 담긴 폭풍과 난파와 침몰의 음률을 듣는다피와 굴종과 무위로 얼룩진 붉디 붉은 그림자를두근거리며 바라 볼 때가 있다나의 발자국은 유배의 운명, 유랑의 주소를 향해편도로 찍혀있다나의 대지는 길과 사이이다거기에도 어림없이 상처가 피어나고따..

화려한 외출

올해 첫눈이 내렸다. 진눈깨비처럼 어수선하게 잠시였지만 그래도 첫눈은 첫눈이니까. 여의도의 늦가을은 가로수 낙엽의 낭만적인 운치와 향기가 느껴져 제법 멋스러운 분위기다. 쓸쓸하기도 혹은 차분하기도 한 가을의 끝자락, 인생은 사는 것만으로 외로운 거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외로움은 아름답다. 그래서 우리들의 웃음은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고... 설레임과 궁금증으로 가득했던 화려한 외출의 성공적 해후! 그리고 씩씩한 날개짓으로 겨울을 준비하는 또 다른 하루를 꿈꾸는 밤이다.

나의 취미 2010.11.08

생얼의 축복

젊은 날이 빛나는 것은 있는 그대로가 빛나기 때문입니다. 꾸미지 않은 모습 그 자체에서 우리는 순수함과 담백함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세월은 우리에게 묵직한 삶의 지혜와 연륜을 주지만 우리들의 맑고 투명했던 젊음은 반납해야 하는 공평함을 보여 줍니다. 굳이 세월을 이기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소박하고 사소한 꾸밈으로 작은 행복이나 얻어 봐야겠습니다.

나의 취미 2010.11.02